다툼보다는 그 원인을 생산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툰다면 그 결과가 발전적이어야 한다. 세상사 인연이 복잡하기에 갈등과 반목을 윤회한다.
총무원장 스님의 공약인 ‘화쟁위원회’의 출범을 환영한다. 불교계가 관여해야 하는 사회문제나 종단의 갈등을 일방적 해결이나 '끝장'을 보기보다는 ‘화쟁논리’로 해결한다면 좋은 방편이 되며, 사회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단 종단의 관성상 자칫 종헌종법 질서의 훼손과 법 위에 군림하며, 정치성에 휘말릴 수 있음을 우려한다. 소청심사위원회와 법규위원회와의 업무경계도 확실해야 한다.
현 정부는 사회통합위원회 규정(대통령령)을 공포하고 지난해 12월 출범 시켰다. 화쟁위원회와 비슷한 성격이다.
화쟁위원회의 일이라는 명분으로 애초부터 사면이나 치외법권적 행위가 발생해서도 안 된다. 화쟁위원회가 ‘봉은사에 대한 징계절차 유보 권고’는 우려된다. 언젠가 화쟁위원회는 결과에 따라서 징계를 진행하라고 재권고해야 하는 부담의 인과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는 종단이 알아서 할 문제라는 생각이다.
화쟁위원회가 봉은사 문제를 성과 있게 다루려면 철저히 객관적이어야 한다. 인과관계로써 중앙과 지방종무기관의 잘 잘못이 무엇인지 부터 명쾌하게 다루어야 한다.
갈등의 관계성에서 간과해선 안 될 것이 그간 봉은사(주지 명진 스님)가 저지른 종단 내외의 물의에 대한 사부대중의 의견이다. 화쟁위원회가, 봉은사 문제의 중심은 총무원과 봉은사와 더불어 사부대중과 국민임을 간과한다면 제대로 된 ‘화(和)’가 이루어질 수 없다.
폭력사건 합의나 중재하듯 해선 안 된다. 화쟁위원회가 결론을 미리 예단하는 듯 한 인상을 줘서도 안 된다. ‘화쟁은 인식’으로 직선이 아니라 돌아가거나 물러섬도 발전이라는 생각을 다 같이 해야 한다. 첫 사업의 진행과 결과에 따라 여러 기구와 사람들의 위상이 오르내릴 것이다. 화쟁위원회를 어찌 끌고 갈 것인지 도법 스님에게 기대해 본다.
/法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