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불교계가 망신을 톡톡히 당하고 있다. 네티즌사이에서는 비판을 넘어 분노수준으로 번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오래전부터 국립공원입장료 폐지에 따른 사찰문화재관람료 징수 저항이 거셀거라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무대책으로 일관한 총무원과 사찰들이 된서리를 맞고있다.
지난 1일부터 전국 국립공원입장료가 일제히 폐지되면서 기존부터 받아오던 사찰문화재관람료를 사찰측에서 일정부분 인상한 금액으로 단독징수 중이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지못하는 등산객들이 매표요원에게 거세게 항의하면서 급기야 중앙일보 조선일보 국민일보(쿠키뉴스) SBS(대전방송) 등 주요 언론들이 3일 일제히 문제점을 보도했다.
3일 오전 네이버, 미디어다음, 엠파스, 파란 등 주요포털 사이트에 주요뉴스로 편집돼 오르자 네티즌의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많이 본 상위 8개 기사중 2꼭지가 사찰문화재 징수마찰에 관한 것이다. 미디어다음에는 주요기사 2번째로 올라와 있다.
"산에 가는데 왜 절에 돈을 내야 합니까" [중앙일보], “입장료 왜 받나” 사찰 앞 승강이 [조선일보], 사찰,새해 벽두 관람료 기습 인상…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무색[쿠키뉴스], 국립공원 입장료대신 '문화재 관람료' 내라?[SBS-대전방송] 등이 3일 오전 10시 20분 현재 각종 포털사이트에 주요기사로 등록돼 있다.
네이버 뉴스에 등록된 네티즌 댓글
이에대해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입장료 폐지했다고 정부에서 발표했는데 사찰에서 왜 별도의 관람료를 받느냐"고 주장, 그동안 종단이나 사찰 차원의 홍보가 부실했음을 드러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사찰에 문화재가 있다면 사찰 입장객에게만 받아야지 모든 등산객에게 자기땅을 밝고 지나간다는 이유로 세금을 내라는 것은 눌부 심보"라고 비난했다. 이 네티즌은 "관람요금도 아무런 설명없이 지난해보다 올려받아 더 분개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스님을 '중' '땡초'로, 불교계를 싸잡아 '도독놈' 등으로 비하하는 극언도 서슴치않고 있다.
국립공원입장료폐지설이 나돈 것은 수년전. 대부분 언론에서 관련법의 국회 통과에 따른 사찰문화재 관람료의 징수 마찰 등에 대해서 지난 한해 꾸준히 보도해 총무원에서는 문제점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총무원 재무부는 공원입장료폐지에 따른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한 용역 결과까지 받아봤으며 지난 중앙종회정기회를 통해서도 종회의원들이 집중적인 대책마련을 추궁했다.
그러나 총무원과 문화재관람료위원회 등이 취한 조치는 한마디로 무대책이다. 6개월동안 현 위치에서 관람료를 단독 징수한 뒤 문제점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할 것과 언론과 등산객을 상대로 홍보를 편다는 것이 계획의 전부다.
조계종의 4대 핵심사업의 하나인 포교의 활성화에 이번 관람료 징수 마찰이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종교는 이미지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런 마당에 등산객과 네티즌들이 불교를 싸잡아 비난하도록 방치한 조계종이 향후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모 종회의원이자 사찰 주지인 모스님은 "예견된 일마저 이토록 어리석게 대처하는 게 무지인지 배짱인지 도무지 모르겠다"며 "매표소 위치 이전, 사찰안내 등 신도 서비스 강화, 사찰문화재 홍보등의 실행 가능한 대책들을 당장 실행하고, 무엇보다 사찰문화재관람료를 전격폐지하고 국고보조금으로 전환토록 정부와의 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