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匿名) 시대를 논하다
익명(匿名) 시대를 논하다
  • 이기표 원장
  • 승인 2010.07.01 18:0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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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표의 세상이야기]
교편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와 술잔을 나누다가 이런 푸념을 들었다.
“요즘 아이들, 얼마나 영악한지 지도하기가 힘들어. 얼마 전에 시험을 봤는데 말이야, 몇 녀석이 답안지에 이름을 쓰지 않은 거야. 성적이 좋지 않은 아이들이 써먹는 수법인데, 그런 녀석들을 밝혀내서 왜 이름을 쓰지 않았느냐고 추궁하면 ‘오늘 같은 익명시대에 굳이 실명을 밝힐 필요가 뭐냐’고 빈정대는 거야.”

한마디로 익명성에 길들여진 인터넷문화가 아이들의 책임의식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의 익명성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출처도 알지 못할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섬뜩한 독설이나 비아냥거리는 댓글들이 넘실대고 있다.

그로 인한 폐해도 크다. 음해성 유언비어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기도 하고, 터무니없는 모함으로 괴로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 필자 역시 그로 인한 피해자의 한사람으로, 황당한 인신공격을 견디다 못해 우울증에 걸리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하는 경우를 볼 때마다 커다란 회의(懷疑)와 실망감에 빠져들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명성을 옹호하는 여론이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의 사생활이 우선이라는 논리로 익명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개인의 사생활은 보호되어져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념이지 않은가. 최근에 시행되고 있는 흉악범의 얼굴과 실명공개에 대하여 찬반 논란이 그치지 않는 것도 비록 사회적 지탄을 받을만한 범법자라 할지라도 사생활을 무시하는 것은 인권을 무시하는 것으로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되었다는 미국에서조차 오래 전부터 살인 등의 반인륜적 범죄자의 신상을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물론, 음주운전이나 과속운전을 하다 적발된 잠재적 범죄자의 얼굴과 목소리까지 그대로 공개하는 언론이 늘고 있다고 한다.
범죄자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보다 공익을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도 개인의 사생활이 우선인가 아니면 공익이 우선인가에 대한 논란을 정리할 때가 되었다. 인터넷의 익명성에 의한 혼란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드는 사회적 비용이 너무나 크다. 그보다 익명성으로 야기되는 청소년들의 책임감상실은 우리의 미래까지 어둡게 할까 두렵다.

앞으로 꿈을 펼쳐갈 청소년일수록 모든 행동이 떳떳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떳떳한 인격을 형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기성세대의 책임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인터넷에 대한 실명제를 강행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익명의 베일 뒤에 숨어서 남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짓이 얼마나 비겁하고 헛된 행동인가 쯤은 분별하게 해야 한다.
더욱이 특정인에 대한 터무니없는 비방이나 인신공격은 상대를 죽이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 상대로부터 원한을 살 것은 뻔하다. 쓸데없이 원한을 사서 좋을 게 무엇인가.

얼마 전에 입적하신 법정스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사람을 비롯해서 살아있는 모든 동물은 죽임을 당할 때 하늘에 사무치는 원한을 갖게 된다. 들짐승고기를 보신재로 즐겨먹는 사람들은 비명으로 죽어간 짐승들의 원한이 자신의 혈맥을 타고 돌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한낱 미물에게 원한을 사도 ‘나를 해치는 독’이라고 하셨는데 하물며 사람에게 원한을 사는 일이야 말해 무엇하랴.
스스로 익명의 어두운 바다를 헤쳐나와 자기를 떳떳이 내세울 수 있는 용기를 갖춰야 남을 비판할 자격도 주어지고, 남에게 원한을 사는 어리석은 짓도 삼가게 될 것이다.

   
1956년 남해에서 태어난 그는 불교방송 부산사업소장, 진여원불교대학 학장을 거쳐 부산보현의집 원장을 맡고 있다. 부산노숙자쉼터 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독거노인을 위한 무료급식 등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Fact 포럼 대표, 한국전력공사 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제로에서 시작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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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명수 2010-07-09 00:01:51
이기표 아멘!

김명수 2010-07-08 11:47:46
우리 모두는 행동, 표현을 누릴 자유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누릴 자유에는 함께 지켜야할 도리와 규범이 있다. 자유를 표현하는 사람의 익명이냐 실명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표현시 도리나 규범에 거스리지 않느냐가 문제이다. 꼭 하고 싶은 말이라도 후유증이 두려워 익명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익명을 빌미로 도리에 어긋난 표현을 하는데 있다.

이사표 2010-07-08 02:40:34
대통령 바뀌면 사표내고 떠날 생각부터 하겠지. 뉴라이트 명단도 사라지나

북두칠성 2010-07-02 19:50:22
요거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는데
악성댓글 싸대는 넷넘들 땜에
허정무감독도 대표팀 떠난다하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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