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시대, 민주당의 미래
SNS 시대, 민주당의 미래
  • 최재천 변호사
  • 승인 2011.05.09 11: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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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시사큐비즘]

지난 27일 전국 38개 선거구에서 재․보궐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선거 결과는 39.4%라는 높은 투표율과 함께 민주당의 승리, 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났습니다. 이번 선거결과로 이명박 행정부와 한나라당에 불어 닥친 후폭풍이 심상치 않습니다.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한나라당 지도부가 총사퇴 했습니다. 당 내부에서는 선거 책임과 당 쇄신에 대한 의견 차이로 서로 고성이 오갔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이번 선거가 이명박 행정부에 대한 정권 심판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청와대 분위기도 심각합니다. 강원도에서의 패배는 물론, 그동안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분당을 지역에서의 패배는 집권 여당으로서는 뼈아픈 결과일 수밖에 없습니다.

51% 선거론

반면 이번 선거에서의 승리로 민주당은 모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분당을 지역에서의 선거 승리가 다음 총선과 대선에 대한 장밋빛 미래로까지 확대해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에서의 승리 역시 지난 6.2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명박 행정부의 국정 실패에 대한 반사이익일 뿐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민주당의 승리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엄한 심판의 결과이지 민주당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6.2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좋아 표를 던졌다는 유권자는 2~3%에 머물렀습니다. 이번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이번 선거 결과를 그저 민주당이 잘 해서 국민들이 주신 승리라고 자만한다면, 그래서 이대로만 간다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도 승리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민주당을 지배한다면 더 이상 민주당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 가운데 주요 4곳의 선거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후보들이 난립해 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가 36.24%를 득표해 당선되었던 순천 지역을 제외하고, 경기분당을, 강원도, 김해시 을 선거에서 각각 민주당의 손학규 후보, 최문순 후보, 한나라당의 김태호 후보는 모두 51%의 득표로 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그야말로 절묘한 51%의 승리였습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선거는 두 사람의 후보가 나왔다고 가정할 때 51%만 득표하면 무조건 승리하는 게임이지만 51%라는 것은 만약 1명만 생각을 바꾼다면 동점이 될 수 있는, 그리고 한 명이 더 생각을 바꾼다면 결과가 뒤바뀔 수 있는 선거 결과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아무리 유리하게 해석해도 이번 선거 결과가 민주당이 승리에 취해 안주할 수 있는 상황은 결코 아니라는 것입니다.

불완전한 개인 카리스마에 기대지 말자

그렇다면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2012년 정치의 해를 준비하는 민주당의 대안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분명한 것은 짝퉁 한나라당 노선으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인기와 카리스마를 갖춘 정치인을 내세워 선거에서 승리하려는 것이 한나라당의 전략입니다. 한나라당에 맞서 민주당 역시 개인적인 인기에 기댄 정치인을 내세우는 전략으로는 선거 경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의 실정으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민생정당, 서민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습니다. 그런데도 민주당 내부의 쇄신요구를 거부하고 오직 누가 한나라당 후보와 맞설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정치인인가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그래서 그런 정치인을 옹립하는 데에만 모든 힘을 쏟는 우를 범해서는 안됩니다. 
 
개인 리더 중심의 민주당으로는 새로운 정치를 꿈꾸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제가 오랫동안 주장해왔던 1인 권력 중심의 집권과 대비되는 ‘제도적 집권’, ‘제도로서의 권력’ 창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절대 권력, 카리스마에 기대서는 새로운 정치의 장을 열기 어렵습니다. 한나라당에 대항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개인 정치가의 등장을 막연히 기대하는 전략은 더 이상 실효성이 없습니다. 제2의 노무현 현상은 현실이 아닙니다. 우리는 불완전한 개인의 카리스마에 기댄 정치를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라는 두 번의 실패를 통해 경험했습니다. 한 명의 스타가 대표하는 민주당이 아니라 지금 필요한 쇄신을 통해 새로운 정당, 새로운 정치집단으로서 거듭난 민주당의 집단적 힘으로 새로운 정권 창출에 도전해야 합니다.

탈중력정치의 시작

4·27 재·보궐선거 역시 ‘소셜 선거’의 위력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강원도에서 엄기영 후보는 삼성이랑 친하다, 무슨 무슨 재벌이 투자하기로 약속했다고 선전했지만 결국 이런 구태의연한 선거 전략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소셜 선거라는 차원에서 볼 때 최문순 후보와 엄기영 후보의 네트워크 파괴력의 차이는 엄청났습니다. 최문순 캠프 계정에서 쓴 트윗은 모두 266만4295명의 트위터 이용자에게 최소한 한 번 이상 읽혀졌던 반면 엄기영 개인 계정의 글은 약 27만 명에게 전달되는 데 그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장덕진, 김기훈, "최문순 트윗 266만 명이 열람", <중앙선데이>)
 

뉴턴 이래 인류는 중력의 지배를 받아 왔습니다. 민주화 이후 한국의 정치는 지역주의라는 중력이 지배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도 이제 지역주의에서 벗어난 ‘탈중력정치’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스마트 시대, SNS 시대라는 새로운 변화의 흐름이 오프라인 선거를 중심으로 한 전략, 전술, 조직을 밑으로부터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SNS 시대에는 지역구의 의미, 지역 유권자와의 만남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민주당은 이런 시대적 흐름에 맞춰 정치적 진화를 거듭해야 합니다. 유권자들이 트위터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런 유권자를 기반으로 세상을 바꾸어 나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SNS 시대, 민주당의 미래

지난 6.2 지방선거에서부터 선거에서의 승리가 민주당에 대한 적극적 지지가 아님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작은 승리에 취해 변화해야 할 때 변화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에 미래는 없습니다. 반사이익에 안주하지 말고 지금부터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민주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민주당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때까지 수백 번, 수천 번이라도 죽었다 살아나야 합니다. 이제 1인 권력 중심의 시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를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에서 도태될 것입니다. 민주당은 개인의 카리스마에 기대지 않고 새로운 스마트 시대를 리드할 수 있는 집단적 권력으로서 성장해 나가야 합니다.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에 이은 OOO 정권이 아닌, 민주당 행정부, 민주당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 나가야 합니다.

   
법무법인 한강 대표변호사, 김대중평화센터 고문으로, 연세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이화여대 로스쿨, 영남대 로스쿨, 전남대 로스쿨, 광운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이번 학기는 이화여대 법대에서 2,3,4학년을 대상으로 '현대사회와 법'이라는 교양과목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는 www.e-sotong.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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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5-17 20:31:11
민주당은 김대중이란 개인의 카리스마에 기대어 집권으로 이어진 것이 맞구요,
김대중이란 개인의 카리스마를 이용한 지배력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민주당은 없었겠죠.

반면에 노무현은 개인의 카리스마나 계보가 없었기때문에 님이 속했던 민주당과
호남 정치판에서 매질을 당했던 것이죠. 님이 말하는 카리스마 의존형 정치란 결국
공천권 행사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죠. 한나라당이 영남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듯이
호남 또한 DJ의 공천만 받으면 국회의원이 보장되었잖아요.

노무현은 정당의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당을 지배하려고 들지도 않았죠.
그래서 군소 계파들의 알력에 시달림을 당하면서 그가 추구하던 시스템 정치가
흔를리게 된 것이죠. DJ에 노무현을 끼워넣어 책임을 분산하는 것은 왜곡이죠.
최재천 님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 왜곡하는 건 다른 의도가 엿보이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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