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관리 부실 책임 물어 변영섭 청장 경질
문화재 관리 부실 책임 물어 변영섭 청장 경질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3.11.1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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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8개월 만..."관료와의 힘겨루기서 밀려났다"는 주장도

첫 여성 문화재청장으로 주목 받던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15일 전격 경질됐다. 취임 8개월 만이다. 숭례문 부실 복원 등 문화재 보수사업 관리 부실 등에 대한 책임이 이유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서유럽 순방을 마친 지난 11일 숭례문 부실 복구, 석굴암 관리 부실 등을 지적하며 문화재 행정 전반에 대한 철저 조사와 책임 소재를 묻도록 지시했다. 변 청장의 경질은 박 대통령 지시 후 나흘 만이다.

변 청장은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호) 보호에 주력해 왔다. 전국 국립박물관에 반구대 암각화 홍보물이 전시되면서 ‘반구대 청장’이라 불리기도 했다.

주된 경질 사유로 지적되는 숭례문 부실 복원은 전임 청장이 진행하던 것이다. 숭례문 관련 변 청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복구 기념식에서 테이프를 끊은 것이 전부에 가깝다. 복원 5개월 만에 단청이 벗겨지는 등 문제점은 이명박 정부가 임기 내 숭례문을 복원하려고 무리하게 추진한 탓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다른 경질 사유로는 숭례문 관련 현장 취재뿐 아니라 자료 요청까지 불허하는 등 폐쇄적인 언론 대응, 문화재에 대한 고집이 불통을 야기해 빚은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변 청장은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법과 관련해서는 청와대 한 수석과,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미국 대여 전시와 관련해서는 문광부 장관과 대립했다.

황평우 소장(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은 “변 청장의 경질은 관료마피아와의 파워게임에서 문화재 개혁세력이 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 소장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서미경 문화체육비서관도 같은 이유로 경질됐던 것”이라며 “행시 출신 관료들이 변 청장이 호락호락하지 않으니까 참여도 않은 숭례문 부실 복원 책임을 물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수년에 걸친 부실복구의 책임을 8개월여 문화재청장을 한 변영섭 청장에게 물은 셈이다”라고 논평했다.

미등 스님(前 불교문화재연구소장)은 “변 청장이 취임 당시부터 (관료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문화재청 내부에서 반기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책임자 문책이 공직기강을 바로 잡는 한 방편이기는 하지만 숭례문 복원과 무관한 변 청장을 문책한 것은 유감 ”이라고 말했다.

한편, 변영섭 청장은 경북 봉화 출신으로 안동여고, 이화여대 사학과·동 대학원을 나왔다. 조선 중기 표암 강세황 회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화재 전문위원,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한국미술사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채식주의자로 특히 오신채를 멀리 하고,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를 지내며 승복과 유사한 회색 계열 옷을 즐겨 입는 등 불교계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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