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근대적인 조직화·포교
비민주적·비윤리적인 승가가 주요 원인”
“전근대적인 조직화·포교
비민주적·비윤리적인 승가가 주요 원인”
  • 이도흠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 한양대 교수
  • 승인 2017.02.07 15:05
  •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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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흠] 한국불교의 망상을 비판한다(6) 불교신자 감소
▲ 이도흠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 한양대 교수ⓒ불교닷컴

10년 주기로 통계청이 실시하는 종교인구 조사에서 불교신자가 약 290만 명이나 감소했다. 1000만을 유지하던 불교신자가 761만 9000여 명으로 감소해 967만 명의 개신교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종교인구가 9%정도 감소했으며 그 감소분의 거의 대부분 7.3% 정도가 불교다. 이 충격적인 결과를 놓고 종단의 몇몇 인사들은 조사방법 운운하지만 이야말로 망상이다. 인터넷 조사나 면접조사나 몇몇 문제가 있기는 오십보백보이고 결과는 대동소이하다. 10년 전의 불교 신자로 답했던 사람들 가운데 허수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교신자가 수백만 명이나 절을 떠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 원인과 대안은 무엇인가. 성찰하지 않는 과거는 미래가 된다. 지금이라도 망상을 해체하고 처절하게 성찰하고 대안을 세우지 못하면 10년 뒤에 또 다시 수백 만 명이 줄어들어 불교는 소수종교로 전락할 수도 있다.

국민 절반이 무종교, 탈종교화 문제 심각

이번 조사에서 종교가 있는 국민은 43.9%, 없는 국민은 56.1%였다. 국민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49만 9,000명이 무종교인이다. 탈종교화는 비단 한국의 문제만이 아니다. 탈종교화의 원인은 대략 5가지다. 첫째, 이는 탈근대적 문화현상 때문이다. ‘주술의 정원’인 중세에서 근대로 이행한 근대인은 이성을 통해 진리를 규명하고 과학을 통해 미신과 주술을 혁파하였다. 근대에서 인간은 진리나 신을 확정할 수 있는 존재로 간주하였다. 하지만, 탈근대에 와서 인간은 초월적 타자로서의 신, 이성중심주의(logo-centrism)를 해체하고 신과 진리에 대해서 회의하게 되었다. 이러면서 자연스레 종교 자체에 대해서도 멀어지게 되었다.

둘째, 과학의 발달로 신에 대한 절대적 믿음에 회의가 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근본주의 기독교가 다수인 미국에서 로렌스 클라우스(Lawrence M. Krauss)나 리차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 같은 학자들이 신학자들과 논쟁하거나 대중들에게 무신론적 근거를 설파하는 강연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렌스 클라우스 같은 물리학자는 우주의 창조와 작용이 신과 관련이 없이 오로지 물리적 법칙에 의한 것임을 강조하고, 리차드 도킨스 같은 진화생물학자는 38억 년 동안의 생명의 탄생이나 진화에 신이 개입한 흔적이 전혀 없으며, 신이 인간의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금 신자들이 병에 걸리면 신께 기도하기보다 의사와 과학기술에 더 의존하는 사례에 잘 나타나듯, 과학이 발달할수록 창조주나 절대자로서 신에 대한 믿음은 약해질 것이다.

셋째, 자본주의 체제, 더 나아가 신자유주의 체제로 절, 교회, 성당에 시장 논리가 확산되고 종교 또한 상품화가 되면서 성직자나 수행자, 신자 모두 탐욕을 중대하고 내면화하면서 영원과 무한을 추구하고 궁극적 진리나 의미로 가득한 삶을 외면하게 되었다.

넷째, 종교가 사회적 역할을 국가나 시민사회단체에 내주었기 때문이다. 범박한 신자들에게 종교란 소망실현인데, 이제 국가나 시민사회단체가 종교보다 소망을 더 잘 수행하게 되었다. 국가는 복지를 담당하고 시민사회단체는 국가나 자본에 맞서서 시민의 편에서 소망을 구현하고 있다. 대다수 신자가 인간으로서 존엄을 심각하게 훼손당하거나 부당하게 착취당하거나 불안, 가난 등의 위기에 있으면 국가에 요구하고 시민사회단체를 찾아가고 그 뒤에 기도하고 있다.

다섯째, 이런 4가지가 어우러지면서 종교의 사사화가 촉진되었다. 영성종교가 확대되고 개인의 수행이나 깨달음으로 종교가 변화하게 되면서 제도 종교는 자연스레 갈수록 위축되고 사람들은 점점 개인적으로 종교적인 삶을 살고자 한다.

탈종교화에도 개신교는 늘고 불교는 줄고

탈종교화가 대세이지만, 그럼에도 개신교 신자는 늘었는데 왜 불교신자는 300만 명 가까이 줄었는가. 이 원인은 대략 9가지다. 첫째, 기독교는 근대화와 서구화, 산업화, 그 뒤의 세계화와 결합하였는데 불교를 비롯한 전통 종교는 전근대적인 조직과 운영, 포교방식을 고수하는 바람에 시대에 뒤떨어진 종교로 전락하고 젊은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였다.

둘째, 압축적 근대화로 야기된 문화 지체나 공동체 해체에 기독교는 대응했는데 불교는 거의 대응을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서양에서 300년간 이루어진 근대화가 우리나라에서는 60년에서 90년대 사이에 30년 만에 압축적으로 진행되면서 문화 지체, 공동체 해체, 도시화가 급속하게 일어났다. 개신교는 이에 재빨리 대응하여 도시와 마을에 적극적으로 교회를 세우고 그 안에 다양한 공동체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교회에는 지역, 나이, 취미별로 다양한 신도조직이 있으며, 신자 중에 관혼상제를 당하면 목사를 중심으로 신도들이 와서 기독교식으로 의례를 치르고 또 이 의례에 신도들이 적극 참여한다. 지역과 혈연에 기반한 공동체에서 상실한 유대감과 상부상조를 교회에서 다시 형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그런 것이 미약하였다.

셋째, 과학이 발달하면서 기복성이 강한 불교에 대해 믿음이 약화한 때문이다.

넷째, 자본주의와 불교가 결합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유럽은 프로테스탄티즘이 자본주의와 결합하여 이에 맞는 이념과 윤리를 형성하였는데, 불교는 자본주의와 결합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하지 못하였다. 이에 교리와 자본주의적 삶이 일상에서나 종교의 장에서나 괴리를 빚었고, 외려 스님들과 신자들이 자본주의의 논리에 포섭되어 돈을 신으로 모시고 이에 대한 탐욕을 증대하면서 불교의 교리나 윤리를 저버리게 되었다.

다섯째, 스님들의 범계 행위가 극심해지면서 이에 대한 반발로 신도들이 절을 등지게 되었다.

여섯째, 종교가 사회적 역할을 국가와 시민사회단체에 내준 것이 종교인구 감소의 원인인데, 불교는 기독교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훨씬 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였다. 민주화 운동이나 빈민구제에 천주교나 개신교는 적극적이었지만, 불교는 아주 미미하였다. 무엇보다도 현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불평등인데 불교는 불평등 문제에 대하여 거의 대응을 하지 못하였다. 중생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도, 아픈 곳을 달래주지도 못하고 있다.

일곱째, 디지털 사회건, 탈근대 사회건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불교는 변한 세계를 해석하지 못한 채 전근대적인 전법과 포교를 고수하였다. 너무 선 중심인 것이 가장 큰 문제이고, 법회는 대중의 현재의 삶과 부합하지 않고, 포교는 아날로그적 방식을 고수하고 있으며, 다양한 매체와 소프트웨어의 개발 또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교회는 대중의 현재의 일상과 결합하여 설교를 하고 현대 사회에 맞게 의례를 행하는데, 절은 2500년 전의 교리만 반복하고 한문으로 된 의례를 고집한다. 지금 라틴어로 의례를 행하는 성당이나 교회가 있는가. 기독교는 소설,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매체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불교는 시늉에 그치고 있다.

여덟째, 절을 사부대중이 아니라 스님들만의 공동체로 만들고 스님, 특히 주지스님이 거의 모든 것을 독점하며 재가불자를 주변화 하였기 때문이다. 교회는 시민사회를 수용하여 근대화, 민주화하였는데, 절은 전통과 관례란 이름으로 스님들이 모든 것을 독점적으로 행하고 있으며, 그 스님 중에서도 오로지 주지 스님이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권력을 독점하며, 재가불자는 물론 스님마저 타자화하고 있다. 함께 한다는 기쁨이 주어지지 않을수록 참여의지는 감소한다.

아홉째, 대중들의 사사화 경향에 대해 개신교는 신도조직을 더욱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의례와 사회활동을 하여 신자들을 늘렸는데, 불교는 조직된 것조차 해체하며 비구의 독점을 강화하고 사사화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였다.

대안은 사회적 역할과 청정승가 확립

대안은 무엇인가. 이제 21세기의 변해진 세상과 대중, 그들의 삶에 맞게 교리를 재해석하고 절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사회적 역할을 하고 스님들은 청정승가를 확립해야 한다. 계율도 현대 사회에 맞게 개정하고 합의된 것은 청규로 만들어 모두가 지킬 수 있도록 결의하고 호법부의 독립, 언론 자유 보장 등 감시 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 사찰과 종단을 민주적으로 개혁하고, 재정과 수행을 분리하며, 총무원장과 주지, 사찰운영위원은 표의 가치는 달리 하더라도 모든 불자들이 참여하여 직선제로 선출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출가자와 재가불자가 화이부동(和而不同), 곧 각자 역할 분담을 하면서도 부처님의 뜻과 마음을 따르고 열반에 함께 이르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사부대중의 공동체를 바탕으로 모든 신자를 조직화하고 여러 의례와 사회활동에 신자들의 적극적 참여를 도모하고 디지털 시대와 탈종교 시대에 부합하는 다양한 포교활동을 적극 수행해야 한다. 지혜와 자비를 겸비해야 진정한 불자라 할 수 있는데, 한국 불교는 깨달음에만 집착하였다.

이제 중생들의 아픔에 동체대비심으로 공감하고 그들을 치유하는 일에 불교가 앞장서야 한다. 씽크탱크도 만들고 여기서 새로운 대안과 가치,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는 포교방안, 사회교리서 등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포교를 하며 담론 투쟁을 하고 불교적 가치를 대중화하고 ‘생명불교, 녹색불교, 보살불교’ 등 새로운 불교운동을 수행해야 한다.

이도흠 /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 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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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 2017-03-03 18:59:34
석가여래며 역대의 조사들이 사회정의나 도덕 윤리 등 인간의 삶의 형식을 제시한 분들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주세요.오직 진리인식을 기도한 이들이죠. 막연한 한문 뜻으로써의 진리가 아닌 우리의 이 삶이 진리의 진실임을 분명히 아는 깨달음이죠. 진리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당신들의 삶으로 보이신 거죠. 불교학자나 불교인들은 이를 말해야지 저들의 삶의 형식의 옳고 그름을 말하는 건, 둘째문제죠. 이건 구태여 불교가, 선이 선 까닭인 진리인식으로의 선정지혜완 아득한 중도`여래`연기의 실상이죠.우리의 이 삶이 어째서 진리의 진실인지 그 진짜까닭을 알아서 말하시지요.어떤 삶이 진리의 진실이며, 또는 아닌 게 아니라, 바로 이 삶이 어째서 진리의 진실인지를.

관세음보살 2017-02-14 01:45:28
화두

하나만 패자

지금 말법의 불교는 억망진창


허나

애초에 '나'를 의심하는 혁혁한 인간정신

불교가 너를 묻고 나를 묻지 않으면

이건 그냥 망상 꿈

...

성철이 왜 그쥐롸을 했는지
그나저나 불교는 참


답이 없네

원래 답없음


진리는

성철의 괴퍅은 이해가 되네

불구경만 말고.. 2017-02-13 10:44:34
불교회의 현황에대한 비판과 불교인의 감소에 대해 논하기에 앞서,
지금 불교가 진정한 붓다의 가르침대로 가고있는가를 파악하는것이 우선일 것이다.

불교의 근본 목적은 무엇인가?!

? ? ? 2017-02-13 08:19:40
추천서적: 악마의 종교

종정도 돈으로 2017-02-11 18:40:45
선출하는 썩은 불교종단이 한국을 대표하는 종단이라니~~
종절 선출에 수십억 설이 난무하는 현실이 장자종단 조개종의 현실이니 재가자로 부터 이런 출고를 듣는 것은 어쩜 당연한것이지도 모른다.
대불 쪼개종 희망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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