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박사 신부의 무문관 읽기
불교학박사 신부의 무문관 읽기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7.10.18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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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석 신부의 '예수처럼 부처처럼'

예수회 신부가 선승 무문혜개의 <무문관>을 통해 그리스도교와 불교와의 만남을 시도했다. <무문관>은 송나라 고승 무문혜개(1183~1269) 선사가 1700여 공안 가운데 가장 핵심되는 48개 공안을 가려 뽑은 선어록이다.

책을 쓴 이는 이영석 신부이다. 이영석 신부는 예수회 신부로, 미국 버클리 예수회 신학대학을 졸업했다. 동국대에서 불교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교수로서 인성과 영성수업을 하고 있다.

책 <예수처럼 부처처럼>에서 저자 이영석 신부는 "<무문관>에 펼쳐진 침묵의 지혜가 <성경> 말씀에 한 줄기 신선한 빛을, <성경>에 표현된 사랑의 말씀이 <무문관> 48가지 공안에 생명의 물을 조금이나마 제공할 수만 있다면 이 얼마나 흥미로운 일이겠느냐"고 말한다.

저자는 그 이유를 "서로 다른 신앙을 지닌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것은 교리가 아니라 종교체험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책에는 꼭지 끝머리마다 저자의 짤막한 시가 담겨 있다. 저자가 묵상 끝에 남긴 이 시들은 글 전체를 되새김질하고 음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서 "그리스도교와 불교의 문법은 많이 다르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삶의 기술(ars vitae)'에 대해서는 겹치는 부분이 꽤 있다"고 말한다.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동일한 가르침은 아니다. 그리스도교는 그리스도교 고유의 주어와 술어가 있고, 불교는 불교 특유의 목적어와 보어로 삶의 내용과 형식을 풀어낸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그렇다고 문법에 너무 끌려 다녀서는 핵심을 놓치기 십상이다. 우리 말로 소통할 땐 자유자재지만, 영어를 할라치면 문법 생각에 언제나 꽉 막혀버린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과 같다"고 한다.

"문법을 굴려야지 그것에 굴림을 당해서는 노예의 삶을 벗어날 수가 없다. 노예의 삶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떠난 두 친구가 있다"고 당부한다.

그러면서 "그리스도교 신자인 한 친구는 '길이 좁고 문도 좁다'(마태  7, 13)고 말한다. 불교 신자는 다른 친구는 '길이 넓어서 문이 아예 없다(大道無門)고 말한다"고 전한다.

예수처럼 부처처럼┃저자 이영석┃성바오로┃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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