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9일은 팔당대교에서 퇴촌면 공설운동장짜기 이동하였으며, 얼음판으로 변해버린 팔당호에서 운하의 문제점을 찾아보았습니다. 신혼여행으로 순례길을 택한 특별한 신혼부부가 함께 하였으며, 두물머리의 어린이들의 동참으로 즐거운 여정이었습니다.
철새를 보며 출발하였습니다.
오늘 순례단은 팔당대교 하부에서 시작하여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공설운동장에 이르렀습니다. 완연히 봄의 기운을 느끼는 날이었습니다. 참석자 모두가 문규현 신부님의 ‘생명의 산천과 미래를 지키기 위한 기도’를 낭독한 후, 하남의 푸른교육공동체에서 준비한 팔당대교 하부의 조류 서식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하남지역에서 오랜 기간 조류를 모니터링 해 오신 서정화 선생님의 안내로 큰고니를 관찰하였습니다. 이 지역은 최근 큰고니가 300여 마리가 관찰되고 있으며, 멸종위기종 4종(혹고니와 참수리, 흰꼬리수리, 매)이 관찰되는 지역입니다. 운하가 현실화될 경우 이들의 서식지는 하상 굴착에 의해 사라지거나 침수되게 됩니다. 운하에 의해 철새가 사라지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보는 시선. 우리의 아이들의 아이들의 미래를 볼 수 없는 시선일 뿐입니다.
늘어나는 순례 대열
푸른교육공동체의 안내 이후 출발한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반가운 손님이 방문하였습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종립 특별선원인 경북 문경 봉암사의 주지이신 함현 스님께서 순례단을 격려 방문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순례단의 성직자분들과 함께 이동하시고, 이후 예정된 일정을 위해 이동하였습니다.
오전 여정 중에 한겨레신문의 홍세화 기획위원이 함께하였습니다. 홍세화 기획위원은 “한국에 귀국한 후 2가지 희망이 있었다. 출퇴근 하는 직장을 구하는 것과 한반도를 많이 걸어보는 것이었다. 강을 지키고 운하를 반대하는, 인간중심 사고에서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한 의미 있는 일에 참여하여 기쁘다”고 소회를 밝히며 오후 일정 종료 때까지 함께 하였습니다.
또한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의 김혜경 지도위원과 조승수 대표 등 회원 분들이 참여하였습니다. 김혜경 지도위원은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강과 자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과 만나고 싶어 참여했으며, 운하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며 오후 종료 때까지 함께 하였습니다.
신혼여행으로 순례길에 오른 신혼부부
신혼부부가 결혼식을 치루고, 바로 다음날부터 순례에 참여하습니다. 봉문수․여은영 부부는 17일 결혼식을 치루고 18일부터 신혼여행으로 순례길에 났습니다. 20일까지 예정된 신혼여행을 모두 순례에 나섰다 합니다. 이번 순례는 여은영씨의 제안에 의해 이루어졌다 합니다. 이들 부부는 “특별한 신혼여행을 가보고 싶었으며, 이번 기회가 아니면 오기 힘들 것 같아 참여하게 되었다. 또한 이런 말도 안되는 운하 같은 일이 아니라 좋은 일로 순례에 나섰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습니다.
직장이 해남에 있는 봉문수씨는 “영산강 운하와 관련하여 무엇을 할 지 몰랐는데, 이번 순례에 참여를 계기로 대처방안을 같이 고민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영산강 지역에서도 지역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겠다"고 합니다.
대구가 고향인 여은영씨는 ”부모님을 비롯하여 어른들이 이야기 한다. 부모님들은 운하는 순리를 거스르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부모님들은 사람들이 겁이 없이 아무렇게나 자연에 대해 이야기하고 일을 추진한다고 걱장이 많다. 사방댐 등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있는데, 정치하는 사람들은 한방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대형 댐 같은 것을 모든 것의 해결방안으로 제시하는 것 같다. 운하 같은 것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들 부부와 나눈 대화 중 “신혼여행이라도 둘만의 특별한 공간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 특별한 인연과 시간을 가지는 것도 특별한 여행이다. 지금 이 시기가 지나면 이 순례를 못한다. 여행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간다. 잘못된 일은 막아야 할 시기가 있다. 작은 노력이라도 지금은 운하 저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기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공설운동장에 텐트를 숙소를 마련하였습니다.
이날 걸었던 도로 중 팔당댐 이후의 도로 중 일부는 보행자를 위한 고안 자체가 없는 도로도 있더군요. 도로가 자동차만을 위한 도로인지, 보행자에 대한 배려가 아쉬웠던 상황입니다. 순례단은 이날 총 15km를 걸은 이후 오늘 퇴촌면의 공설운동장 인근에 2개의 텐트로 숙소를 마련하였습니다.
팔당댐에서 본 운하의 몇가지 문제점
순례단은 오늘 수도권 2천만 국민의 식수원인 팔당댐을 지나갔습니다. 팔당댐과 경부운하의 간단한 몇 가지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한강 팔당호~잠실수중보 구간의 1일 취수량은 846만㎥ 가량으로 연간 총 취수량으로 따지면 30.88억㎥이 됩니다. 경부운하 찬성 측에서 주장하듯 현재 취수지점을 북한강 양수리로 이동하게 되면 하루 취수가능량은 500만㎥으로 대폭 줄어 연간 총 취수량은 18.25억㎥에 불과합니다. 취수지점을 이전하면서 오히려 한강 수계에서 12.63억㎥이나 되는 물이 부족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운하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한강의 취수원을 팔당 상수원에서 북한강 양수리 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합니다. 팔당 취수원 이전에는 최소 1조 7천억원(양평으로 이전)에서 최대 8조 5천억원(충주댐 및 소양강댐으로 이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물론 전체 공사비용에는 이러한 한강 취수원 이전 비용은 누락되었습니다. 10년 동안 100여명의 전문가들이 연구하였다는 운하 계획에 이런 기본적인 내용조차 누락되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한강 구간 상수원에서의 대규모 하상굴착도 문제입니다. 현재 운하 추진 측에서 제시하는 경부운하는 5,000톤급 선박운행을 위해 수심 9m, 2,500톤급 선박을 위해서는 최소 수심 6m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하천 전 구간에 대한 대규모 하상굴착과 수중보 및 갑문을 운하계획의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수중보 16개를 계획했는데, 이중 4개소(신곡수중보, 잠실수중보, 팔당댐, 낙동강 하구둑)는 기존 시설로 대체하고 신규 건설은 12개소이다.
그러나 순례단이 살펴본 팔당댐 하류지역은 강동대교 4~5km 구간에는 매우 낮은 수심과 곳곳에 암반이 드러나 있었습니다. 이곳에 수심 6m~9m의 수심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하류 지역에 별도의 수중보를 신설하거나 혹은 대규모 하상굴착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물론 이 지역은 상수원 보호구역입니다. 현재 낚시와 뱃놀이 같은 행위도 금지하는 상수원 보호구역에서 대규모 하상굴착을 너무나 당당하게 주장하는 그들의 무모함이 두려울 뿐입니다. 토목 건설 회사들이 기획하고 정부는 그것을 지원하는 사회. 과연 우리가 지향하는 정상적인 사회가 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사실 경부운하는 안전한 먹는 물을 살리기 위해 투입되는 국민혈세 40조원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사업입니다. 한강과 낙동강에 시멘트 콘크리트의 담수호 운하를 만들고 화물선을 운행하면 하천의 수질은 당연히 위협받게 됩니다. 경부운하 구간만 16개의 수중보와 19개의 갑문에 의해 정체된 거대한 수조로 변하는 운하가 수질을 개선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입니다. 운하 사업은 기존의 물관리 정책을 무력화시키고 막대한 국민혈세를 낭비사업일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운하의 선박 가능일수를 살펴보겠습니다. 운하 추진측에서 제시한 자료를 살펴보면, 결빙과 관련한 선박 불가능 일수는 결빙 2일로 제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1998년 한국수자원공사와 국토연구원에서 진행한 「지역간 용수수급 불균형 해소방안 조사연구」결과에 의하면 선박운행이 불가능한 일수가 90일로 조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당선자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독일의 마인-도나우 운하의 경우에도 매년 2~3개월 동안은 결빙으로 선박운행이 불가능하다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오늘 순례단이 살펴본 팔당댐은 거대한 얼음판이었습니다. 지역주민들은 1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계속 결빙되어 있다 합니다. 팔당댐 자체가 흐르는 하천이 아니라 정체되어 있는 담수호이기에 결빙이 되는 상황입니다. 오늘 팔당댐을 지나면서 일일 순례에 참여한 시민들은 결빙일수가 2일로 계산되어 있다는 추진 측의 내용에 혀를 찰 뿐이었습니다.
<함께 걷는 사람들>
오늘 순례단에는 전주 평화동 성당의 문규현 신부님,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의 이애리 마로니카 수녀님, 생명평화마중물의 회원님들, 생명평화결사의 박두규님, 팔당생명살림의 정상묵 회장님과 식구들, 천주교인권위원회의 변연식 위원장님, 하남의 푸른교육공동체 회원님들, 불교환경연대 회원님, 한겨레신문의 홍세화 기획위원님과 독자,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의 김혜경 지도위원님과 조승수 대표님을 비롯하여 회원님들이 함께 참석하였습니다.
<일정 안내>
* 2월 19일(화) 일정 : 오전 8시 30분에 팔당대교 하단에서 집결하여 간단한 운동과 기도회, 철새 관찰 이후, 45번 국도를 이용하여 퇴촌면 공설운동장까지 약 15km를 이동하였습니다.
* 2월 20일(수) 일정 : 오전 8시 30분에 공설운동장에 집결하고, 9시에 출발하여 325번 도로를 따라 오리-금사리-남종면-분원리-검천리-강상면 수청리 방향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18일 숙소를 팔당생명살림의 정상묵 선생님과 회원님들께서 후원하셨습니다.
- 19일 저녁 식사을 김행철 김이수 부부께서 후원하셨습니다.
- 박인숙 선생님과 이홍재 선생님의 정성을 모은 후원의 받았습니다.
- 이름도 밝히지 않고 떠나신 분께 음료수를 후원받았습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도보순례 1일 참가 수칙은 www.saveriver.org의 공지사항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08. 2. 19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