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驪江)을 보며, 여강(驪江)에 시를 모신 하루였습니다. 이포대교 상단에서 여주대교 하단까지에서 순례단은 여강을 만나 생명의 강이 우리에게 전하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여강(驪江)을 보다>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의 순례가 이제 13일째에 이르렀습니다. 몸을 움츠리게 만들던 아침의 쌀쌀한 날씨도 점심부터는 외투를 벗을 수 있는 기온이 되었습니다. 어제부터 계속된 출발 장소 문의 전화가 오늘 아침에 순례 참가자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출발 모임 장소가 적절치 않아 논에서 작은 기도회와 몸을 따뜻하게 하는 운동을 진행하였는데, 오전 9시 출발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연락이 계속되었습니다. 순례단은 출발시간에 100여명에 이르렀습니다.
오늘 순례단은 신발과 양말을 벗고 강을 건넜습니다. 여주의 양화나루터에서 남한강이 합류되는 지점에서 강의 모습을 정확히 보고 이해하기 위해 도강을 하였습니다. 순례단은 이미 전날부터 경로를 점검하면서 강을 건너야 한다는 계획을 알았습니다. 예정된 장소에 도착하였지만, 지천이어서 물길이 낮을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약 50cm에 달하면서, 모두 신발을 벗고 맨발로 차가운 겨울 강을 건넜습니다.
강을 건너면서 맨살을 파고드는 차가움에 한발을 건널 때마다 ‘아이고’를 연발하던 성직자분들과 하루 순례 참가자들은 강을 건너자마자 수건을 꺼내 발을 따뜻하게 하기 바빴습니다.
오늘 강을 건넌 지점인 양화 나루터의 수심은 50~70cm이며, 영화천과 복개천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이 지역에서 하류로 약 800미터 지점이 여주갑문을 만든다고 예상되는 지역이며 상류로는 여주대교 방향으로 나아가는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 갑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하 수심이 50cm에 달하는 지역으로 10미터의 수위차의 극복하기 위한 여주갑문과 상류로는 15미터 수위차를 극복하기 위한 강천갑문이 필요합니다. 이 지역은 어제 소식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대부분 강바닥이 암반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며, 강변의 모래사장과 버드나무 군락지가 잘 보전된 지역입니다. 강을 건넌 지점에서 운하와 남한강에 대해 설명을 하던 여주환경운동연합 이항진 집행위원장은 ‘여주지역의 남한강과 생태에 대해운하를 추진하는 측의 무지에 너무 놀랐다’고 밝히며, 운하 계획의 문제점을 설명하였습니다. 이 지역의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전합니다.
오늘 여주강을 함께 순례한 이현주 목사님은 ‘참 아름다운 여주강을 오면서 기도하고 싶었다. 어떤 사람들이 강에 뭐를 한다고 하여 강을 병들게 하고 망치게 하려 한다’며 탄식하며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부 구간은 모래와 자갈로 있지만, 나머지 구간은 매우 낮은 수심과 암반이 육안으로 보기에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최소 수심 6미터의 운하를 만들기 위해서는 갑문과 화물선 수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1990년대 후반 기준으로 ㎥당 79,500의 비용이 소요되는 암반굴착을 해야 합니다. 이 지역의 경관을 보고 놀라하던 순례 참가자들은 암반굴착을 하고 화물선을 띄운다는 운하 계획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운하를 추진하는 측이 현장에 대해 정확히 알고 이야기 하는지 의문입니다.
오전 일정은 감리교 김영동 목사님의 “우리가 생명의 강을 잘 품고, 잘 보전하고, 생명의 강을 이어갈 수 있게 마음을 모아 달라”는 기도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오후에 순례단이 답사한 구간 역시 오전과 다를바 없었습니다. 이포대교에서 여주대교까지 여주 구간의 남한강은 대부분 암반과 넓은 모래사장이 특징입니다. 서울을 비롯하여 팔당댐 하류 구간에서 볼 수 있는 시멘트 콘크리통 옹벽의 강이 아니라, 강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고 푸르며, 암반과 모래톱이 발달해 있습니다. 낮은 수심이지만 하천의 경사에 의해 유속이 빠르며, 유속이 느린 곡선부에는 모래톱이 발달해 있습니다. 운하를 추진하는 측에서 공사비의 절반(약 8조)을 모래 준설 및 판매로 충당한다고 하였는데, 실상 한강구역에서 모래를 준설할 수 있는 지역은 여주지역에 국한된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한강 및 남한강과 접하는 모든 자연하천의 준설하여 강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발상이 아니라면, 육안으로 모래톱을 볼 수 있는 지역은 여주와 양평 일부 구간에 국한되기 때문입니다. 현재도 1만원 미만으로 판매되는 모래가 경부운하 공사를 통해 일시에 공급될 때 값이 올라 1만원으로 판매될 수 있다는 발상도 이해할 수 없지만, 앞으로 한 나라의 대통령이 운하 공사비를 마련하겠다고 기업에 모래를 판매하기 위해 다니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그 많은 모래를 사용하기 위해 또 다른 개발공사를 계속 만들겠지요. 또 다른 악순환입니다. 수자원의 자정작용을 하는 모래를 준설하는 것 자체가 운하 찬성 측의 강변여과수 정책과도 모순되는 것이지만, 먹는 물을 훼손하여 우리의 삶과 사회가 얼마나 발전할 지 의문입니다.
<여강(驪江)에 시를 모시다>
오늘 여주군에 들어서면서 ‘생명의 강을 모시는 여주 사람들’ 주최로 여주 군청 앞 중앙로에서 환영행사가 진행되었으며, 오후 일정을 마무리하고 신륵사에서 ‘<한국문학평론포럼> 주최로 시낭송과 작은 콘서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시 낭송회에는 원로 시인 이기형 선생님과 이승철 시인, 박희호 시인의 시낭송이 진행되었고, 김현성님의 서시 등 노래 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오늘 진행된 시낭송의 시는 조만간 홈페이지를 통해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오늘은 순례단 이외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정교 수녀회, 김전일(11살), 김여진(9살), 이현주 목사님과 드림실험교회, 김민해 복사님과 더불어 실험교회, 안양에서 오신 차두승 님과 조정자님, 감리교의 김영동 목사님, 충주에서 오신 김영희님, 전국여성노동자회, 한국사회당과, 인천사람연대, 인천환경운동연합, 새만금을 마음에 안고 사는 부안의 이현민님과 이가람 및 이슬 학생, 한국외국어대 정윤실, 안성에서 오신 황윤희님, 역시 안성에서 오신 최종인(11살) 학생과 어머니 심미라님, 여주지역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여러분, 한국문학평론포럼의 홍일선 사무총장님과 회원님들, 아동문학가 김정희님, 소설가 강기희님, 시인 오우열 무당시인, 출판인 김규철 대표, 학교도서관문화운동 네트워크 사무처장 김경숙님, 봉림중학교 송경영, 효제초등학교 정재연, 부평기적의 도서관 최지혜 관장,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원불교 여주교당, 그리고 미처 기록하지 못한 많은 분들이 함께 참여하셨습니다.
<일정 안내>
* 2월 24일(일) 일정 : 오전 8시 30분에 여주군 흥천면 계신리 마애여래입상 인근 도로변 집결하여 9시에 출발하여 능곡초등학교를 거쳐남한강을 따라 계신리 - 상백리 - 귀백리 - 율극리 - 왕대리 - 여주군내를 거쳐 여주대교 남단까지 16km를 이동하였습니다.
* 2월 25일(월) 일정 : 오전 여주 신륵사 입구 공원에서 출발하여 강천리 혹은 흥호리까지 이동할 예정입니다.
* 2월 26일(화) 일정 : 오전에 홍원창을 거쳐 단강리 및 목계대교 이전까지 이동할 예정입니다. 여주 일정은 남한강 남단이 아니라 북단으로 여주-원주-충주 구간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순례단의 위치에 대해서는 여주환경연합 이항진 집행위원장(019-284-6639)에게 문의를 요청드립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원불교 부안교당에서 마음을 모아 후원해주셨습니다.
- 생명의 강을 지키기 위한 여주사람들이 후원해주셨습니다.
- 여주 중앙로에서 순례단을 맞이하고, 환영행사를 해주신 여주 시민사회단체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오늘 여강에서 길안내와 설명을 해주신 여주환경연합 회원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도보순례 1일 참가 수칙은 www.saveriver.org의 공지사항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08. 2. 24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