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방문 중인 리콴유(李光耀·고문장관) 전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 19일 고려대에서 열린 인촌(仁村)기념강좌에서 “한국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20년 후면 중국이 모두 대체하게 될 것”이라면서 “한국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도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특히 경제적인 면을 강조한 것으로 우리가 생산하는 첨단 제품들을 중국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이다.
그러나 불교문화 상품은 20년 후가 아닌 이미 20년 전부터 거의 중국의 것으로 대체되고 있다. 서울 인사동을 거닐다 보면 중국 대만이나 동남아시아 티벳산 공예품들 일색이다. 그간 일부언론에서 여러 차례 지적했듯이 우리 전통의 불교 용품이나 문화 상품은 발견하기 힘들다. 게다가 조계사 주변의 불교용품점을 업주들에 따르면 불상에서부터 염주, 향로, 장엄구 등이나 향을 비롯한 대부분의 불구를 중국에서 수입한다고 한다. 심지어는 보이차를 비롯한 검증되지 않은 차나 약품들을 무분별하게 들여오고 있다.
중국 불교 성지를 순례하는 과정에서 인솔 스님들이 신도들에게 품질이나 가격이 검증되지 않은 차와 약품을 구입하도록 권하는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국 약국에서 불과 몇 만 원 내지 몇 천 원 하는 약품이 백만 원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된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문제는 이러한 차와 약품들의 효용성이나 진위여부 그리고 가격이 우리로서는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급격히 늘어나는 중국 성지 순례를 틈탄 바가지 상술에 우리 스님들이나 신도들의 신심에 상처를 입어서는 안 된다. 부처님오신날 연등과 일부 제품은 타종교인이 생산한지 오래라 하니 그 심각성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국경이 없고 피아를 분별치 않음이 부처님의 가르침이지만 바가지 상혼이나 불량 문화 상품을 두고 한 말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일상 중 수행차원에서 마시는 차를 비롯한 불교용품은 고가의 명품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의 정성과 얼이 담긴 불교용품이 공양될 때, 우리의 다향을 음미할 때 정성은 배가할 것이다.
차나 불교문화 상품의 제작 판매에 스님들이 나서서 뭐라 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지속적인 관심과 우리의 것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인사동과 조계사 앞 상가에 차를 비롯한 불교용품들이 정성과 신심이 밴 우리의 것들로 채워 질 날이 머지않을 것이다. 검증 안 된 차나 의약품은 자칫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보이차의 경우 이미 진품이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을 비롯한 성지 순례도 인솔하는 스님들이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평생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여행이 될 것이다.
영산 효림
불과몇년전에 차에관심있는스님들이보이현을방문했을때 보이차보기가어려웠는대 지금은시장통이되어버렸다....
아시는분은아시겠지만 조심들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