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선지식 종광대사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면
[기고] 선지식 종광대사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면
  • 윤소암
  • 승인 2021.11.03 0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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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 밤에는 춤추고 노래하리
우리 사랑위해 다 함께 일어나리
기러기 떼 먼 하늘 날아가는 날
붉은 꽃잎 떨어지고
먼 산에 하얀 눈 쌓이리 
 
시월의 마지막 밤에는 밤새워 울리
우리 슬픈 날 위해 술잔을 마주치리
청둥오리 떼 날아오는 날
황금빛 단풍나무 지르밟는 떡갈나무 숲 속에서
촛불 잔치 벌이리 불꽃잔치 벌이리 
 
임이여 어서 오르소서 !사랑의 노래위하여
임이여 어서 오르소서! 환희의 술잔을 위하여

ㅡ졸시집 백담사 이팝나무에서 
 
오늘이  이용의 노래, 시월의 마지막 밤에 하루전 주말이다 오전에 부산에서 1시간거리인 경주를 가려다 티켓이 동나 가지못했다 주말여행객이 많이 붐볐다 내가 신뢰하고 좋아했던 후배승려로 조계종의 대학승 종광당의 돌연입적에 황망하던 터에 오늘이 1주일이 되는 초재였다 세상에서 말하는 신언서판이 단정하고 학식과 지혜가 뛰어난 종광스님은 조계종의 드문 인재로 젊은 승려와 신도들의 신망을 받는 교수승려였고 종단개혁에 앞장선 개혁승려였으며 사회참여에도 고민한 불교지성인이었다

불교계가 사회적 역할을 못하고 종권분쟁에 휩싸이는 동안 사회는 엄청난 속도로 변했다 농경 산업사회에서 정보첨단시대로 불교와 깊은 관련이 있는 생명과학시대로 탈바꿈했다 예전의 백년은 현재의 십년과 같아서 10혹은 20년 차이로 세대가 확 바뀌고 있다 저녁 자주가는 커피카페에서 시월의 마지막 밤의 가수 이용을 아느냐 물었으나 노래도 가수도 모른다고 했다

하기야 이용이 이 노래를 열창해 힛트치고 쓸쓸한 가을밤의 정서를 호소할 때 20대 젊은여성들은 태어나기 전이고 요즘 유행인 싸이와  비티엔 걸그룹의 댄스뮤직과 기생충 오징어게임이  방송과 유투브 인터넷에 열광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30년도 더 된 무대에서 피아노선율로 노래를 부른 대중가수를 알 턱이 없다. 
 
오늘 우리 현대사에서 잊지못할 80년대 군사정권의 핵심이던 노태우 전대통령이 십여년의 병상에서 타계하고 장례식이 거행됐다 .
대구 팔공산아래의 파계사마을이 고향이었던 그는 불심이 깊은 어머니가 파계사에 가서 백일기도끝에 낳았다고 전해진다 노태우는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를 당한 뒤 육사동기생인 전두환 김복동 정호용 등과 바로 12.12쿠테타를 일으키고 군부를 장악했다 당시 혼란한 정국을 바로 잡는다는 명분으로 권력에 저항하는 국민들과 광주시민들을 억압하고 총부리로 학살한 사건이 광주항쟁이었다.
오랜세월이 흘러 군사정권의 두 주역인 전두환 노태우는 처벌을 받았고 거액의 부정한 공금을 환수했거나 환수중이다
직선제대통령이 되고난 후 노태우는 올림픽 북방외교 200만 중서민주택건설과 경제활성화와 남북문제에도 큰 업적을 남겼다
노태우는 과오를 참회하는 유언을 남기고 통일동산에 묻히고 싶다고 했다 부인과 아들은 여러차례 광주의 518묘역에 가서 중죄를 무릎꿇고 용서를 빌었다

이제 80년대의 악몽도 끝나고 있다 그의 동지 전두환도 곧 저세상에 따라갈 것이다 박정희시대의 대표정치인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은 먼저 가셨으니 남은 건 전두환 전통뿐이다.바라건대 죽기전 전통이 쿠테타와 광주시민학살의 죄악을 진솔하게 참회하고 사과했으면 좋겠다.새는 죽을때 구슬프고 사람은 죽을때 마음이 깨끗해진다고 하였다.
 
늦가을 여름철새가 날라가는 파주 헤이리 통일동산하늘에는 떠나는 자와 남아 있는 자와의 상생이 이뤄진다 만남과 이별은 인생의 불가피한 인연의 이치지만 만리길 먼 하늘을 비상하는 철새떼처럼 먼 길 떠나는 노태우영가에게 지장보살의 인도와 불보살의 가피를 빌어본다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옛어른들의 당부도 있으니 말이다 또한 삼가 너무 일찍 열반에 들어 안타까운 한국불교계의 선지식이며 사회적 약자들의 멘토인 철해종광선사의 도솔천왕생극락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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