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이 대회장을 맡은 행사에 검증되지 않은 신흥종교 단체인 대순진리회가 협찬해 불교계의 비난 여론이 거세다.
행사관계자들조차 대순진리회의 행사 후원은 격이 맞지 않다고 자평하는데다 대회 참석자들이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과 토성 수련도장을 방문하는 행사 일정도 잡혀있어 불교계가 대순진리회 홍보 들러리 역할을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대순진리회의 행사참여를 허락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재단법인 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주최하고 아시아태평양교수불자연합회 등이 주관하는 '2006세계종교지도자대회'가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총재를 겸임하고 있는 총무원장 지관스님이 대회장을 맡았으며 후원 협찬에 서울특별시, 강원도,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순진리회, 불교방송 등이 참여하고 있다.
세계종교지도자들은 오는 12일 오전9시30분 대순진리회 여주본부 도장에 도착, 참배를 하고 정대진 종의회 의장 인삿말과 오찬 등의 일정에 참석한다. 행사 마지막날인 14일 오전10시~12시까지는 대순진리회 토성 수련도장을 방문해 수련도장 관장과 오찬을 함께한다.
익명을 요구한 조계종 스님은 "대순진리회가 이번 행사에 수억원을 후원금으로 전달했기 때문에 이런 행사 일정이 잡혀진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번 행사의 준비위원장이자 아시아태평양교수불자연합회장인 동국대 연기영교수는 "대순진리회에서 협찬을 한 것은 맞지만 수억원이라는 액수는 이번 행사를 모함하려는 불교계 인사의 발언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불교계에 한푼의 지원금도 요구하지 않았는데 행사 방해나 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 교수는 대순진리회를 대회에 참가토록하고 초대장에 후원 협찬단체로 명기한 것에 대해 "대순진리회가 사회적으로 약간의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없지는 않았으나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이사장 오현 스님과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승인을 얻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연 교수는 "대순진리회도 민족종교의 범주에 드는 게 사실이고 대학을 운영하는 실체가 있는 종교단체인데다, 행사의 취지가 서로 이웃종교를 인정하고 화해 협력과 인류 평화를 지향한다는 목적인 만큼 불교인들이 나서서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타종교를 비방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종교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및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소속 종교들 위주이며 기독교에서 반대한 통일교와 불교에서 반대한 SGI는 참가하지 못한다.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인 모스님은 "대순진리회가 비록 문광부에 등록한 종교라고는 하지만 불교에서는 사교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런 단체로부터 후원금을 받고 홍보해준다는 것은 불교로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