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룡뇽 소송' 쟁점과 의미
'도룡뇽 소송' 쟁점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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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0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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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소송이 제기된 '천성산 터널 공사금지 가처분 신청'이 3년 가까운 법정 공방을 마치고 최종 결론났다.

대법원은 환경권을 근거로 개인이 공사중지를 청구할 수 없다고 법리적인 판단을 내렸지만 환경단체들은 개발논리에 치우친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 3년여 진행된 천성산 갈등

2002년 6월 대구~부산간 고속철도 공사가 착공된 직후 지율스님과 환경단체들은 즉각 공사 중지를 요구하며 부산시청 앞 농성에 들어갔다.

대선 당시 노무현 대선 후보도 천성산 터널 백지화를 공약했지만 이후 지켜지지 않았고 1년 뒤인 2003년 12월 천성산 구간 공사가 착공됐다.

2003년 10월 도룡뇽을 소송 주체에 포함시킨 이른바 '도룡뇽 소송'이 제기됐고 울산지법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기각 결정이 났다.

정부의 무관심에 반발한 지율스님이 그해 6월 3차 단식에 들어가자 정부는 환경영향 재조사요구를 수용했다.

그러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지율스님은 그해 10월 4차 단식에 들어간 가운데 그 사이 도룡뇽 소송은 2심에서도 기각됐다.

지율스님의 단식이 100일째 계속되자 정부는 2004년 8월 공동환경영향평가를 약속하고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철도시설공단의 의견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대법원까지 간 도룡뇽 소송은 최종 기각 판결이 내려져 공사를 강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도룡뇽은 소송 주체인가?

이 사건의 법률적 쟁점은 도룡뇽의 당사자 능력, 헌법조항과 개인의 청구권, 개인의 환경 이익 침해 여부 등이다.

대법원은 먼저, 도룡뇽은 천성산 일원에 서식하고 있는 도룡뇽목 도룡뇽과에 속하는 양서류로서 자연물이기 때문에 자연 그 자체에 대해 소송상의 당사자로서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은 1979년 미국에서 희귀조류인 ‘빠리야’를 원고로 내세운 소송에서 동물의 원고 자격이 인정됐다고 주장해 왔다.

두번째, 대법원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헌법은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근거로 개개인이 공사 중지를 청구할 권리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내원사, 미타암은 천성산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공사로 인해 환경 이익이 침해되면 공사 중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또 단층, 지하수 등으로 인한 안전성의 위협, 염려 및 천성산 일원의 습지들과 자연환경 변화 등 최초 환경영향평가서에 반영되지 않았던 새로운 사정들이 발견된 것도 인정했다.

그러나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전문기관에 의뢰해 지질적 특성을 파악해 이를 설계 및 공법에 반영했기 때문에 환경 이익이 침해될 개연성이 없다고 최종 결정을 내렸다.

▲국책사업의 책무성 강조

대법원의 결론은 공사를 추진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손을 들어준 것이지만 내용면에서는 환경보전을 위한 사업 주체의 책무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법원은 '국가에 준하는 대규모 국책사업 시행자는 자연환경을 보호해 국민들의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보장하고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저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책무를 부과했다.

이 사건에서 기각 결정을 한 이유는 환경단체의 문제제기를 수용해 정밀조사를 실시했고, 설계 및 공법에 지적된 문제를 반영하고, 전문가로부터 적정 의견을 받은 점이 고려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과 관련, "고속철도 후속공사뿐 아니라 향후 대규모 국책사업에 있어서 건설과 환경이익 사이에 조화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경환기자 khchoi@newsis.com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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