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유물 통해 느껴보는 행복과 희망 메시지
민속유물 통해 느껴보는 행복과 희망 메시지
  • 이창윤 기자
  • 승인 2023.02.0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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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재 김득신(兢齋 金得臣, 1754~1822) 작 ‘자위부과도(刺蝟負瓜圖)’. 사진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긍재 김득신(兢齋 金得臣, 1754~1822) 작 ‘자위부과도(刺蝟負瓜圖)’. 사진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UN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발간한 《2022 세계 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56개국 중 우리나라의 행복 순위는 59위이다. 그러나 2018년 유행한 ‘소확행’이나, 지난해 소비 트렌드로 등장한 ‘미세행복’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행복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은 높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경기 침체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불안정한 정치·사회 상황으로 인한 불안감 등 부정적인 기류가 증폭되고 있는 현실에서 행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3월 2일까지 관내 기획전시실 1에서 ‘길상 특별전, 그 겨울의 행복’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생활 속에서 바라는 좋은 일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십장생도(十長生圖)’ 등 길상 관련 소장품 200여 점을 선보인다. 이중 긍재 김득신(兢齋 金得臣, 1754~1822)이 그린 1788년 작 ‘자위부과도(刺蝟負瓜圖)’, 석지 채용신(石芝 蔡龍臣, 1850~1941)이 그린 1925년 작 ‘송학도(松鶴圖)’, 희원 이한철(希園 李漢喆, 1812~1893 이후)이 그린 ‘해도(蟹圖)’, 정재 오일영(靜齋 吳一英, 1896~1960)이 그린 1918년 작 ‘봉후도(封侯圖)’, 낭곡 최석환(浪谷 崔奭煥, 1808~?)이 그린 ‘포도도(葡萄圖)’ 등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처음 공개된다.

옛사람들은 수(壽), 부(富), 귀(貴), 강녕(康寧), 자손중다(子孫衆多)를 다섯 가지 복〔五福〕으로 여겼다. 이번 특별전에는 옛사람들이 행복의 가치로 여겼던 오복과 근·현대로 오면서 지속적으로 변화해온 길상 문화를 소개한다.

길상(吉祥)은 ‘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를 뜻한다. 좋은 상징을 평상시 주변에 두어 좋은 일을 바라는 모든 행위를 의미한다. 흔히 길상 상징은 생활 속 무늬나 도상으로 표현된다.

이를테면 70세 노인을 의미하는 ‘모(耄)’와 중국어 발음이 같은 고양이는 ‘장수’를 의미한다. 까치는 ‘희작(喜鵲)’이라 하여 기쁨을 상징한다. 그래서 고양이와 까치를 함께 그린 그림은 ‘부부의 해로’를 의미한다.

고슴도치가 오이밭에서 오이를 등에 지고 달아나는 그림은 많은 자손이 대대로 이어지길 기원하는 의미다. 오이나 가지, 석류 등 씨가 많은 채소나 과일, 가시가 많은 고슴도치는 다산(多産)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이는 덩굴식물이기 때문에 자손이 대대로 이어진다는 뜻으로 여겼다.

불이 활활 타오르듯이 살림이 일어나라는 의미로 새로 이사한 사람에게 성냥을 선물하거나 개업하거나 이사할 때 재물복을 상징하는 노란색 해바라기 그림을 가게나 집에 거는 것도 행복을 바라며 상징을 활용한 길상문화다.

특별전에는 한 땀 한 땀 실을 수놓고 꿰맨 직물·자수 유물과, 반질반질 윤이 나는 도자기와 나무, 오색찬란한 빛을 내는 나전칠기까지 다양한 재료에 새겨진 길상무늬를 한눈에 모아서 볼 수 있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장애인을 위한 전시 콘텐츠도 제공된다. 저시력자와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리플릿과 큰 글씨로 주요 유물을 설명하는 책자인 빅 레이블를 비치했다. 전시장 내 별전(別錢, 장식용으로 많이 쓰이는 엽전) 중 몇 가지를 촉각물로 제공해 무늬를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했고, 전시 영상에 자막과 수어 해설 영상을 삽입해 청각장애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장 중앙을 정원같이 꾸며 휴식과 체험 공간으로 꾸몄다. 이곳에서는 돌탑을 쌓고, 연못 속 잉어를 만져볼 수 있으며, 새가 점괘를 뽑아 주는 ‘새점 치기’를 한 뒤에는 해당 부적 카드를 받아볼 수도 있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자신의 소원을 직접 입력해 화면 속에 떠오른 달을 채워보는 등 복을 비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행복과 관련된 책들을 보며 잠시 쉬어가는 작은 ‘행복 서가’도 마련돼 있다.

전시회를 기획한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행복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곳이자, 작고 구체적인 경험으로 행복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특별전을 구성했다”며, “전시장에서 다양한 체험을 통해 행복한 기운을 받아 가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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