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염불회(萬日念佛會) 발상지인 강원도 고성 건봉사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강원도 기념물 ‘고성 건봉사지’를 2월 28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승격 지정했다”고 밝혔다.
건봉사는 신라 법흥왕 7년(520) 아도 화상이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경덕왕 17년(758) 발징(發徵) 화상이 정신(貞信), 양순(良順) 화상 등과 함께 우리나라 만일회의 효시인 ‘만일염불회’를 연 도량으로 유명하다.
조선시대에 건봉사는 왕실 원당이었다. 세조는 즉위 10년(1464)에 건봉사에 거둥해 원찰로 삼고 전답을 내렸다. 또 성종은 효령대군, 신숙주, 한명회 등을 보내 노비와 소금을 하사하고, 사방 10리 안을 절 재산으로 삼도록 했다.
건봉사는 석가모니불의 진신치아사리가 봉안된 적멸보궁이기도 하다. 선조 38년(1605) 사명당 유정(惟政) 스님이 임금의 명으로 사신으로 일본에 다녀오는 길에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가져간 진신치아사리를 되찾아와 봉안했다.
건봉사는 임진왜란 당시 사명당이 승병을 일으킨 호국도량이기도 하다.
2002년부터 2020년까지 아홉 차례 이루어진 건봉사지 발굴조사에서 고려 후기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건물지가 확인됐다. 건봉사의 가람 배치는 예불공간 중심인 조선시대와 달리 예불공간과 승방이 균일하게 구역별로 구분된 고려시대 다원식 공간 구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건봉사는 조선시대에 이르러 능파교를 사이에 두고 대웅전과 극락전, 낙서암 영역으로 구분돼 각 영역 내에 예불공간과 승방이 조성되었고, 이후 적멸보궁 영역이 새로 조성되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건봉사지는 각종 역사 기록과 고고학적 발굴성과, 사역 전체에 분포하고 있는 석조유물 등을 종합하여 미루어볼 때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