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기자로 활동하며 지난 2001년 등단한 유응오 소설가가 장편소설 <염주>와 첫 소설집 <검은 입 흰 귀>를 펴냈다.

<염주>는 일제강점기, 해방, 분단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역사 속에서 정치사적으로 중요한 인물들의 삶을 염주 알을 꿰어 염주를 만들 듯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해방 이후 끊임 없이 지속된 좌익과 우익, 진보와 보수의 반목을 화쟁과 화엄이라는 불교사상에 입각해 상생의 길을 모색한 것이 특징이다.

<염주>는 박헌영의 아들 원경 스님과 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의 교차 시점으로 구성된 팩션 소설이다. 원경 스님 시점에서는 박헌영 이현상 김상룡 이주하 주세죽 등 남북 양측에서 버림 받은 남로당계 공산주의자들이 등장한다. 차일혁 시점에서는 목숨 걸고 싸워야 했던 빨치산과 토벌대 인물들이 등장한다.

<검은 입 흰 귀>는 묵직한 '서사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집이다. 유응오 작가는 등단 이래 꾸준히 자신 만의 문체로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림 받은 사람들을 따뜻한 손길로 위무하는 이야기를 써왔다.

유응오의 문장은 함축적 상징적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하다. 단단하게 응축된 유응오의 문체는 소설적이라기보다는 시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책 속에는 오랫 동안 불교계에서 활동한 소설가답게 '태초부터 자비가 충만했으니' '금어록' '하나인가? 둘인가?' '비로자나, 비로자나' 등 불교적인 주제와 제재의 작품이 많이 담겼다.

염주┃유응오 지음┃백조출판사┃1만5000원
검은 입 흰 귀┃유응오 지음┃백조출판사┃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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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