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호명 총무원장 "참된 불자의 도리란"
태고종 호명 총무원장 "참된 불자의 도리란"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3.05.23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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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2567년 계묘년 태고종 총무원장 봉축사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불기2567년 부처님오신날 봉축사를 발표했다.

스님은 "부처님은 우리에게 두두물물이 진리의 실상이라고 가르치셨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아상에 사로잡혀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으로 무명의 세계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상이 만들어 낸 탐욕의 진행형이다. 마약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으로 빚어진 무명의 업보이다. 이상기후도 모두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 낸 위기상황"이라고 했다.

스님은 "이러한 인류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선 그 어느 때보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절실히 필요하다.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참뜻을 헤아려 마음 속 환한 등불을 찾는 것이야말로 참된 불자의 도리"라고 했다.

다음은 불기 2567년 계묘년 부처님오신날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의 봉축사 전문이다.

봉 축 사

휘천위금지위침(揮天爲衾地爲枕)
전전허통무내외(轉轉虛通無內外)
홀기쌍추금여침(忽起雙推衾與枕)
석가해탈마야두(釋迦解脫摩耶肚)

하늘을 떨쳐 이불을 삼고 땅을 베개 삼으니
점차로 허공을 통해 안과 밖이 없도다.
벌떡 일어나 이불 베게 둘 다 모두 밀치자
석가모니 마야부인 배 속에서 벗어난 듯.

화담 법린 스님의 선시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어머니 마야부인의 배에서 처음 나와 텅 빈 허공에 두 팔과 두 다리를 아무 걸림 없이 쭉 뻗으며 “천상천하유아독존( 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외치던 그 대자유의 심경이 어땠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선시입니다.

존경하는 불자 여러분 여러분!

오늘은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인류의 스승이신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거룩하고 경사스런 날입니다.

니련선하에 빗소리가 떠나간 밤, 둥근 달이 뜨듯 부처님은 그렇게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캄캄한 밤에 환한 불이 켜지듯, 부처님은 가릴 수 없는 지혜로 나투시어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날 우리 곁에 오신 것입니다. 

누가 위없는 당신의 빛과 소리를 덮을 수가 있겠습니까?

부처님은 꽃이 만발하고 벌과 나비가 춤을 추는 화창한 봄날 4월 초파일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부처님은 온누리에 일찍이 알지 못하는 사랑과 슬픔을 함께 가지고 우리보다 더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를 찾아오셨습니다. 

부처님이 만일 이 세상에 오지 않으셨다면 생사미망(生死迷妄)의 캄캄한 밤에 밝은 길을 우리가 어찌 알고 걸어갈 수 있겠으며, 부처님이 아니었다면 우주만유(宇宙萬有)가 함께 평등하다는 진리를 우리가 어찌 알았겠습니까? 

또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니라면 우리에게 본래 구족한 불생(不生)과 불멸(不滅)의 진리를 어떻게 깨우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면 가슴 아프기 그지없습니다.

존경하는 불자 여러분!

부처님은 우리에게 두두물물(頭頭物物)이 진리의 실상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들은 아상(我相)에 사로잡혀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으로 무명의 세계에 갇혀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고 살상과 파괴가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상이 만들어 낸 탐욕의 진행형이며, 세계 청소년들을 상대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마약(痲藥)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으로 빚어진 무명의 업보(業報)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자연계도 마찬가지로 이상기후로 인해 삶의 근거지를 잃고 피폐해진 삶을 사는 동식물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인간들의 탐욕이 만들어 낸 위기상황인 것입니다. 

이러한 인류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그 어느 때보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원만히 구족한 지혜를 몸소 깨달아 일깨워주시고, 동체대비의 크신 자비로 욕심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탐진치 삼독심에 물든 중생들에게 무욕(無慾)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를 실천하는 중생들에겐 이념과 사상, 계급과 계층, 지위와 위상이 다를 수 없습니다. 차별과 차등이 없는 평등한 세상에서 공존과 소통의 지혜로운 삶을 영위하게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참뜻을 헤아려 마음 속 환한 등불을 찾는 것이야말로 참된 불자의 도리라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불자 여러분! 

우리는 오늘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사회 공동체의 평화와 평등을 위한 뜻깊은 법석을 널리 나눠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미완(未完)의 부처입니다. 

자신의 마음속 불성(佛性)을 바로 볼 때 이 사회의 어둠을 물리치고 환희장의 세상을 열 수 있습니다. 

불성이 세상을 밝히는 날, 부처님의 미소가 우주법계에 봄꽃처럼 만개할 것입니다.   

오늘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화담 법린 선사처럼 대자유의 해탈을 누리며, 여러분의 각 가정에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가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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