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영축총림 통도사(주지 현덕)는 10월 28일 오후 2시부터 경내 해장보각에서 ‘훈민정음 창제 이전 문자생활과 불교계’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학술대회에서는 김지오 동국대 교수가 ‘향찰의 문자 - 표기론적 고찰’을, 문현수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연구교수가 ‘고려시대 《화엄경》 점토 석독 구결과 《유가사지론》 점토 석독 구결의 현토 방식 비교 연구’, 하정수 동국대 교육연구원 연구교수가 ‘고려 말 조선 초 《능엄경》 구결의 기입 양상과 계통’을 각각 주제 발표하고, 이용(서울시립대), 성우철(한국기술교육대), 이대형(동국대)이 각각 토론한다.
김지오 교수는 해독, 표기, 문법형태 분석 차원에서 주로 이루어져 왔던 향찰 연구에서 나아가 향찰을 ‘문자’의 층위로 끌어올려 지금까지 향찰 연구에서는 다룬 적 없던 문제들을 조명할 예정이다.
문현수 교수는 고려시대 한국어 자료인 《화엄경》점토 석독 구결과 《유가사지론》 점토 석독 구결을 바탕으로 구결점을 현토할 때 어떤 체계성을 가지고 한국어의 조사와 어미를 표기하는지 살필 예정이다. 이 주제발표는 훈민정음 창제 이전 시기에도 체계적인 문자 체계를 바탕으로 불경을 읽고 학습해 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하정수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훈민정음 창제 이전 차자 표기 체계인 구결의 기입 양상을 분석해 유형화를 시도한다. 이를 통해 고려 시대부터 이어져 오는 구결 체계와 문자가 한글 구결과 훈민정음에 어떻게 전승되었는지를 살필 예정이다.
학술대회를 준비한 통도사 관계자는 “훈민정음 창제에 불교계가 지대한 역할을 하였다는 사실은 일반 대중에게 생소하다”며, “국어학자 세 명의 연구는 불교계와 한글 창제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고, 우리말의 음운체계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도사는 오래전부터 훈민정음 창제에 신미·학열과 같은 승려들이 깊이 관여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 사실을 전문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널리 알리고자 하였다.”며, “통도사는 이 분야의 전문학자와 더불어 이런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