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암자에서 홀로 수행 중인 스님이 선(禪)을 장소와 시간 구애 없이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 VR(가상현실)집중명상시스템앱을 개발했다.
산만한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 보여 시장 반응이 주목된다.
경남 밀양 청하암(통도사 말사) 주지 자허스님은 "전 국민이 선(禪)명상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9년 동안 없는 꼬깃꼬깃 모은 돈으로 VR명상 앱 개발에 성공, 내년 1월 경 본격 보급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앱은 12가지 메뉴로 구성됐으며 360도 영상을 사용해 집중력을 강화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했다.
자허스님은 "12가지 메뉴 중 백골(白骨)관이 으뜸이라."며 "백골관에 입장하면 삿된 욕망과 잡념이 사라진다."고 했다.
스님은 개발하게 된 동기와 관련 "참선의 수치화에 관심이 많아 이를 어떻게 하면 될까하는 고민 끝에 개발에 나섰고 훗날 분쟁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특허 등 관련 법적보호 장치도 매듭 진 상태"라고 말했다.
시제품 출시는 12월이며 본격 시판은 내년 1월이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발에 얼마나 걸렸느냐는 질문에 "9년 걸렸다."고 했다.
두메산골에 사는 스님이 개발에 든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는 물음에 "중이 돈 쓸 일 있냐며 한 푼 두 푼 모아 (개발)하다 보니 9년이 훌쩍 갔다."고 반문했다. 개발자금 모으는데 매우 힘들었음을 우회 설명한 셈이다.
한편 1979년 혜산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자허스님은 표충사 뒷편 청하암 주지다. 청하암은 오는 11월 24일 창건 9주년을 맞이해 외발오래버티기와 참선시범 등의 행사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