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중국 당국이 오래 탄압을 이어온 시짱자치구(티베트)에서 주민을 대상으로 유전자 정보(DNA)를 수집하고 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연구단체 보고서를 인용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소인 시티즌랩은 중국 정부 발표와 관련 문서, 보고서 등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100개 출처를 토대로 분석한 내용을 보고서로 발표했다.
분석 결과 중국 경찰이 2016년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티베트에서 수집한 DNA 표본은 약 91만9천건에서 120만7천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체 티베트 지역 인구(366만명)의 약 25∼33%에 달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광범위하게 수집된 유전자 정보가 주민 통제와 탄압에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보고서는 "중국 당국은 대규모 DNA 수집이 범죄 대처, 실종자 수색, 사회안정 보장 등을 위한 도구라며 정당화했지만, 공안부 권력에 대한 외부 검사 없이는 티베트 경찰은 적합하다고 자체 판단한 목적에 따라 대규모 DNA 데이터베이스를 자유롭게 활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당국은 진행 중인 범죄 수사와 관련이 없는 주민과 불교 승려를 대상으로도 DNA를 수집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앞서 이달 5일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중국 정부가 티베트에서 DNA 표본을 대규모로 채취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민들은 DNA를 제공하는 걸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고,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대상으로도 DNA 정보가 광범위하게 수집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 정부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도 위구르족의 유전자 정보를 수집해왔다. 2016년에는 특정 지역 주민이 당국에 출입국 문서를 신청할 때 DNA 샘플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올해 3월에는 유전자 정보를 국가 전략 자원으로 취급하고 관련 DB에 대한 국가 통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중국 과학기술부가 중국인 유전자 정보를 해외로 보내는 걸 금지하고 5년마다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정리하도록 하는 등 내용으로 새로운 지침을 발표한 것이다.
악시오스는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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