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의 현실 정치참여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잘못된 정치현실에 대한 천착을 바탕으로 장기적 안목에서 파사현정하기 보다는 내년 대선을 앞 둔 미묘한 시기인데다, 주장하는 의견들이 너무 파격적이거나 다수 국민들의 감정들과 동떨어 있기 때문이다.
불교뉴라이트연합이 18일 종로구 중국음식점 하림각에서 창립총회와 창립법회를 열고 정식 출범했다.
이날 창립총회에서는 발기인 대표를 맡았던 장산(서울 대각사 주지) 스님이 상임대표로 추대됐다. 불교뉴라이트연합은 지난달 6일 하림각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불교뉴라이트연합은 창립선언문에서 "불교정신을 기반으로 국가 정체성과 헌법 정신을 수호하고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을 위해 2천만 불자의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이라며 "자비와 사랑, 나눔의 정신을 통해 사회를 계도하고 부처의 가르침과 불교계의 발전을 위한 호법 운동에도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님과 재가불자 등이 참여해 전국 규모의 단체로 창립된 불교뉴라이트연합은 현재 뉴라이트전국연합과 독립했지만 향후 연대해 적극적인 사회참여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그러나 이 단체가 내뱉는 선언적 의미는 내년 대선을 겨냥한 것이며, 좌우의 이분적법 논리에 함몰돼 있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창립선언문에서는 '중도우파 지도자를 탄생시키는데 목표가 있다'고 명시했고, 장산 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앞으로 남은 1년이야말로 우리에게 드리워진 어움을 일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선언, 내년 대선을 겨냥한 정치세력화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장산스님은 미리 배포한 봉행사를 통해 "우리들은 역동의 세월을 살아오면서 새로운 교훈으로 빨갱이 세상에서는 어떤 종교도 용납않는다는 것을 새로 배웠다"고 말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빨갱이'라는 용어로 좌우의 대결구도를 촉발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앞서 중앙종회부의장 장주스님은 조계사 인근 산중다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정치개입을 선언했다.
스님은 "내년 대선에서 통합적 대통령을 만들어내고 차기 총선에서 불교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그 어떤 사찰이나 단체라도 원하는 곳이 있으면 무료법문을 통해 정치적 소신을 설파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종 한 중진스님은 "대선 앞두고 정치의 계절을 맞아 종종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봐왔다"며 "정치의 잘잘못에 대해 불교적 시각으로 일침을 가하는 것은 어쩌면 불교의 역할일지 모르지만 현실정치에 함께 뛰어든다는 것은 많은 함정들을 자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OG단체 관계자는 "대선정국에서 스님들이 부화뇌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종교가 국민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고 정신적 위안을 줘야할 판에 기성정치인과 꿰를 같이한다면 이미 종교인으로서 자리를 잃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불교뉴라이트연합은 창간선언문을 통해 "불교는 이 땅의 암울한 시대와 지난한 역사를 맞을 때마라 횃불임을 자임했다"며 "작금 혼돈의 가치관을 치유함에 원효 만해스님등 선각자들의 원융과 구국사상은 갈등과 대립을 종식시킬 수 있는 대안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