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밝혀지고 말았다.
역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으로는 처음으로 병원에 법구를 기증, 생명 나눔을 실천한 고 법장(法長) 스님의 유골이 동국대 일산병원에 1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이 연합뉴스 보도로 밝혀졌다.
연합뉴스는 21일 동국대 일산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9월 11일 법장 스님이 입적한 뒤 스님의 뜻에 따라 의료용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시신을 옮겨와 일부 장기를 떼어냈으며, 병원 측은 한달여가 지난 지난해 10월 16일 스님의 시신을 화장했으나 사후처리에 대한 협의가 안돼 현재까지 1년 2개월이 넘도록 유골함을 병원 장례식장 냉동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29일 충남 예산 수덕사에서 열린 '인곡당 법장 대종사 열반 1주기 추모 다례'에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이로써 불교계의 위상을 드높이고 전국민 사이에 시신기증 운동의 도화선을 당겼던 스님의 법구기증은 국민 기만극이라는 오해와 비난을 면키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불교닷컴은 6개월전 이 사실을 알고 취재에 돌입, 사실을 확인했으나 불교계 내부의 자정 능력을 믿고 보도하지 않았다. 심지어 총무원에 이 사실을 통보하고 여법한 절차에 따라 법구를 모실것과 당시 화장처리를 방종한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주문했고, 1주기 직후 수덕사로 모신다는 약속을 그 자리에서 받아내고 보도하지 않았다. 총무원은 이 약속마저 어겨 결국 사회 언론에 대서특필되며 대망신을 자초하고 말았다.
연합뉴스는 병원 측은 특히 유골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법장 스님의 법명을 사용하지 않고 속명으로 유골을 보관해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동국대병원 이석현 원장은 "스님의 시신은 연구.교육 목적으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처리됐다"며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고 종단 총무원에서 공식 입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계종 총무원 측은 "시신 기증이 법장 스님 개인 의사에 의해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스님의 유골 처리 문제를 종단에서 개입할 사항이 아닌 것 같다"며 "병원에서 법장스님의 문도들이나 상좌(스님의 제자들)들에게 연락, 처리했을 텐데 화장한지 1년 넘게 유골을 보관하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고 밝혔다.
동국대 일산병원 지도법사 중제스님은 "병원측은 총무원장을 지낸 종단의 큰 스님이기 때문에 처리하는데 애로가 있었을 것이고 스님들은 육신에 대한 개념이 없어 병원에서 다 알아서 해주길 바랐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총무원에서 누군가 나서 법당에 모시든 사후처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장 스님은 입적한 뒤 시신 기증과 함께 사망 보험금을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하기 위해 '자비보시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세간에 알려져 사랑과 나눔을 몸소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위패와 영정이 스님의 출가 본사인 충남 예산 수덕사에 봉안돼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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