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는 지혜와 복덕의 상징이다. 동아시아 삼국에서는 재난을 극복하고 소원을 비는 용도로 사용하려고 의인화한 토끼를 그림이나 판화로 제작해 대문에 붙이거나 몸에 지니고 다녔다.
계묘년 토끼해를 맞아 목판화와 판목, 탁본, 우키요에 등 한·중·일 삼국의 토끼 관련 자료를 모은 전시회가 열린다.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석학)은 1월 21일부터 3월 31일까지 관내 전시실에서 ‘계묘년 소원성취 기원 토끼 그리고 부적 판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 소개된 자료는 모두 70여 점.
우리나라 토끼자료로는 채색판화인 조선시대 ‘달과 토끼’, 토끼가 표현된 ‘恥’(치) 문자도, 김유신 장군 묘에 장엄된 12지신 신장석 중 묘신상(卯神像) 탁본, 호랑이에게 담배를 들어주는 토끼 목판화와 석판화, 토끼가 등장하는 부귀다남수복강령(富貴多男壽福康寧) 세화, 해남 대흥사 함월대사비에 새겨진 달 토끼 탁본 등이 소개된다.
중국의 토끼자료로는 달에 산다는 선녀 항아(姮娥)의 전설이 담겨있는 태음성군 목판화, 달 토끼〔일월성신(日月星辰) 중 월(月)〕가 새겨진 전신도 판화(불교와 도교의 신을 함께 새긴 판화), 절구를 찧는 옥토끼 한 쌍을 그린 한나라 시대 화상전, 옥토끼와 달 두꺼비가 절구를 찧는 한나라 시대 화상석 등이 있다.
일본의 토끼자료로는 불교의 12천 중 월천(月天)을 표현한 목판화, 손오공과 토끼를 그린 우키요에 등이 있다.
특별전에서는 설날과 입춘에 많이 사용됐던 한·중·일 삼국의 부적판화도 함께 선보인다.
한국의 부적판화는 호랑이와 매를 소재로 한 삼재부와 부적으로 사용한 아미타불이나 관세음보살 그림, 도교 창시자인 장도릉을 그린 천사진택부, 사업성취를 위한 칠성부, 장원급제를 위한 등룡부, 화재방지부, 도적불침부, 모든 액운을 막고 소원을 성취해주는 종합부적 백살소멸만복부 등이 관람객과 만난다.
이밖에 중국의 다색 연화 목판화인 신년대길문신, 주사목판화인 관음보살부적, 일본의 종합부적인 태상비법진택영부도 선보인다.
한선학 관장은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내고 자유로운 일상이 도래하는 계묘년에 지혜와 복덕의 상징인 토끼의 기상으로 힘껏 뛰어 경제 한파를 이겨내는 데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계묘년 소원성취 기원 토끼 그리고 부적’ 특별전을 준비한다”며, “많은 분들이 특별전을 관람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판화박물관은 전시기간 토끼와 함께하는 템플스테이와 다양한 전통판화 교육도 함께 마련한다. 또 관람객을 대상으로 토끼 관련 판화와 부적 판화 인출 체험도 무료로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