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탈핵실크로드[44] 체르노빌 방사능오염수가 흑해바다를 뒤덮다
생명탈핵실크로드[44] 체르노빌 방사능오염수가 흑해바다를 뒤덮다
  • 이원영 전 수원대교수
  • 승인 2023.06.26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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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암에 걸린 터키 청년 이야기

튀르키예 내륙 여행이 이어진다.

튀르키예는 명목상의 국민소득은 1만 달러 수준이지만 농산물이 싸고 물가가 안정되어 있어서 구매력 기준으로 따지면 대략 2만 달러는 넘는 듯하다. 통계는 숫자일 뿐일까.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큰 도시 카이세리 시내를 거닐고 있는데, '꼬레!' 라고 하면서 엄지척을 올리는 남자가 두 차례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에서 많이 겪었던 몸짓이다. 

한국이 그즈음 확실히 잘 나가는 모양이었다. 표면적으로는 한류나 IT경제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엄지척'의 밑바닥에는 촛불이 있을 터이다. 6년 전 몇 달에 걸쳐 주말마다 백만 명 넘는 시민들이 모여 줄기차게 촛불을 들면서 평화적인 방식으로 부패한 권력을 바꾸어낸 일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 감동의 이야기가 지구촌 민중에게 가감 없이 전달된 덕분일 터이다.


튀르키예 전통의상을 팔고 있는 가게에서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치과 '종합병원'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큰 병원에 아침부터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멀리서 온 외국인이라고 곧바로 특진이다. 의사 선생님은 진단하더니 좀 더 치료를 하라면서 지난번 에르진잔의 치과의사와 같은 처방을 내린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어느 동네에서 만난 아이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어느 버스터미널 식당에서 만난 여인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앙카라 역사유적지에서 만난 여인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앙카라 시내 공원에서 만난 어느 가족과 함께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튀르키예 박물관에서도 흑요석(obsidian)이 중요한 전시물이다. 가공이 쉽고 예리한 날을 갖고 있는 이 돌은 쓰임새가 커서 석기시대의 중요한 도구다. 칼뿐 아니라 화살도 창도 이 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지구촌 전역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그 산지는 많지 않았던 듯. 이 돌을 구하러 1,000km를 이동한 흔적이 있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을 정도로 귀중한 돌이다. 흔히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돌이 없어서가 아니다'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 얘기가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유영자 선생의 페북 친구이자, 트라브존 출신으로 인도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Mr. Berker Ekmekci로부터, 그와 그의 가족이 겪은 사연이 왔다. 체르노빌의 방사능이 흑해를 오염시키면서 그 영향을 직접 받은 흑해 연안 도시인 트라브존에서 출생하여, 평생 암과 투쟁을 하면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마침 휴가를 얻어 앙카라에 온 Mr. Berker를 역에서 만났다. 암에 걸려서 생명을 잃고 투병해 온 그의 가족 이야기를 다시 한번 들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Mr. Berker Ekmekci의 이야기(국문번역)

"저는 바커 에퀴입니다. 30살입니다. 저는 터키의 북부 흑해 해안에 위치한 트라브존(Trabzon)시에서 체르노빌 원전사고 후 태어났습니다. 트라브존시에서는 가끔씩 훈련을 위해 사이렌이 울리는 것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약 5~6년간은 트라브존에서는 많은 사람들은 차를 마실 수 없었습니다. 방사능 오염을 두려워했기 때문이에요.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동유럽전역에 퍼진 방사능은, 지형지세적 특성상  지도의 남쪽에 자리잡은 흑해(Black Sea)로 흘러들어온 정황이 나타난다. @인터넷 자료
튀르키예는 명목상의 국민소득은 1만 달러 수준이지만 농산물이 싸고 물가가 안정되어 있어서 구매력 기준으로 따지면 대략 2만 달러는 넘는 듯하다. 통계는 숫자일 뿐일까.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큰 도시 카이세리 시내를 거닐고 있는데, '꼬레!' 라고 하면서 엄지척을 올리는 남자가 두 차례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에서 많이 겪었던 몸짓이다. 

한국이 그즈음 확실히 잘 나가는 모양이었다. 표면적으로는 한류나 IT경제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엄지척'의 밑바닥에는 촛불이 있을 터이다. 6년 전 몇 달에 걸쳐 주말마다 백만 명 넘는 시민들이 모여 줄기차게 촛불을 들면서 평화적인 방식으로 부패한 권력을 바꾸어낸 일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 감동의 이야기가 지구촌 민중에게 가감 없이 전달된 덕분일 터이다.

튀르키예 전통의상을 팔고 있는 가게에서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튀르키예 전통의상을 팔고 있는 가게에서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치과 '종합병원'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큰 병원에 아침부터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멀리서 온 외국인이라고 곧바로 특진이다. 의사 선생님은 진단하더니 좀 더 치료를 하라면서 지난번 에르진잔의 치과의사와 같은 처방을 내린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치과 '종합병원'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큰 병원에 아침부터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멀리서 온 외국인이라고 곧바로 특진이다. 의사 선생님은 진단하더니 좀 더 치료를 하라면서 지난번 에르진잔의 치과의사와 같은 처방을 내린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어느 동네에서 만난 아이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어느 동네에서 만난 아이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어느 버스터미널 식당에서 만난 여인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어느 버스터미널 식당에서 만난 여인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앙카라 역사유적지에서 만난 여인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앙카라 역사유적지에서 만난 여인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앙카라 시내 공원에서 만난 어느 가족과 함께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앙카라 시내 공원에서 만난 어느 가족과 함께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튀르키예 박물관에서도 흑요석(obsidian)이 중요한 전시물이다. 가공이 쉽고 예리한 날을 갖고 있는 이 돌은 쓰임새가 커서 석기시대의 중요한 도구다. 칼뿐 아니라 화살도 창도 이 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지구촌 전역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그 산지는 많지 않았던 듯. 이 돌을 구하러 1,000km를 이동한 흔적이 있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을 정도로 귀중한 돌이다. 흔히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돌이 없어서가 아니다'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 얘기가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튀르키예 박물관에서도 흑요석(obsidian)이 중요한 전시물이다. 가공이 쉽고 예리한 날을 갖고 있는 이 돌은 쓰임새가 커서 석기시대의 중요한 도구다. 칼뿐 아니라 화살도 창도 이 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지구촌 전역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그 산지는 많지 않았던 듯. 이 돌을 구하러 1,000km를 이동한 흔적이 있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을 정도로 귀중한 돌이다. 흔히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돌이 없어서가 아니다'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 얘기가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유영자 선생의 페북 친구이자, 트라브존 출신으로 인도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Mr. Berker Ekmekci로부터, 그와 그의 가족이 겪은 사연이 왔다. 체르노빌의 방사능이 흑해를 오염시키면서 그 영향을 직접 받은 흑해 연안 도시인 트라브존에서 출생하여, 평생 암과 투쟁을 하면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마침 휴가를 얻어 앙카라에 온 Mr. Berker를 역에서 만났다. 암에 걸려서 생명을 잃고 투병해 온 그의 가족 이야기를 다시 한번 들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Mr. Berker Ekmekci의 이야기(국문번역)

"저는 바커 에퀴입니다. 30살입니다. 저는 터키의 북부 흑해 해안에 위치한 트라브존(Trabzon)시에서 체르노빌 원전사고 후 태어났습니다. 트라브존시에서는 가끔씩 훈련을 위해 사이렌이 울리는 것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약 5~6년간은 트라브존에서는 많은 사람들은 차를 마실 수 없었습니다. 방사능 오염을 두려워했기 때문이에요.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동유럽전역에 퍼진 방사능은, 지형지세적 특성상  지도의 남쪽에 자리잡은 흑해(Black Sea)로 흘러들어온 정황이 나타난다. @인터넷 자료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동유럽전역에 퍼진 방사능은, 지형지세적 특성상  지도의 남쪽에 자리잡은 흑해(Black Sea)로 흘러들어온 정황이 나타난다. @인터넷 자료

그래서 제 가족은 아버지의 새로운 업무 때문에 터키의 수도 앙카라로 이사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가 저를 욕실에 데려갔을 때 제 몸에 뭔가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그때 나는 6살이었습니다. 나는 고환에 이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와 나는 비뇨기과 의사를 찾아갔습니다. 의사는 "이 아이는 초기 고환암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후 나는 몇 번이나 수술과 호르몬 주사, 백신 요법 등 다른 치료를 받았습니다. 결국 17살 때 암의 위험 때문에, 한쪽 고환을 잃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는 30세로, 생식 불능증(불임)입니다. 치료법이나 호르몬 요법 때문에 몸무게가 늘었습니다. 그 때문에 고혈압이 되었습니다. 그 후, 어머니는 유방암이 발견되었는데, 암을 치료하고 유방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 2년 후, 어머니는 자궁암을 발견했습니다. 그녀는 수술 후 자궁을 잃었습니다. 그녀는 심리적인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어머니는 뇌종양을 앓고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만약 의사가 결정하면 다른 치료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뇌종양 수술을 받으면 그 후에 장애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어머니는 수술받기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난 적이 없습니다. 두 분 모두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할머니는 혈액의 암인 백혈병, 할아버지는 위암으로 사망했습니다. 삼촌 중 한 명은 피부암에서 사망했습니다. 저의 외할머니는 자궁의 이상으로 3명의 신생아를 잃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백혈병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65세를 넘게 살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오래 살지 못했습니다.

저는 지금 독신입니다만, 언젠가는 누군가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제 아이도 암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겁이 납니다. 우리 가족의 암 문제의 시작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말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이야기는 일본 원전오염수 방출 만행이 저질러지는 동북아 현실에도 많은 점을 교훈으로 주고 있다. 이때 들었던 이야기를 토대로 해서 함께 여행 중인 무심거사 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가 좀 더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2020년에 미디어오늘에 다음과 같은 글을 기고했다.

[미디어오늘] 30대 터키 청년이 말하는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 글에서 이상훈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 전력은 오염수를 처리하면 삼중수소를 제외한 방사성 물질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사실이 아님이 일본인 전문가에 의해 폭로됐다. 2019년 5월 서울에서 열린 탈핵 관련 세미나에서 일본의 과학저널리스트인 막히다 히로시 박사는 “일본 정부가 오염수에 삼중수소 외에는 다른 방사성 물질이 없다고 하면서 (다른 핵종이 있음을) 숨겨 왔다는 사실이 2018년 8월 드러났다.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도 않은 데다가 다른 방사성 핵종이 발견된 이상 해양 방출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오대양 물은 해류를 통해 서로 섞인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물고기는 국경을 무시하고 해류를 따라 이동할 것이다. 우리는 IAEA 사무총장 발언을 신뢰하고서 일본 정부에서 추진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안전하다고 믿어야 할까? 방사능으로 인한 해양 오염 진실은 누가 밝혀줄 것인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450개 원전의 가동을 객관적으로 감시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각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능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정보를 공개하는 일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구촌 원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국제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중요한 일을 강대국에 휘둘리는 현재 UN과 그 산하기관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코로나19 사태에서 WHO 사무총장이 최대 후원국인 중국에 휘둘리는 모습을 우리는 봤다. IAEA 사무총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옹호하는 모습도 봤다. 게다가 10년 전에는 UNEP(유엔환경계획) 수장이 한국에 와서 이명박 정권의 4대강 공사를 편들어 주는 것을 봤다. 현재 국제기구는 자본력을 앞세운 국가들에 놀아나고 있다. 

원전과 방사능 문제와 같은 근본적 문제에 걸맞은 지구촌 차원의 새로운 힘이 필요하다. 세계 민중의 힘을 모은 제2의 UN 같은 장치가 절실하다. 이것이 우리가 34년 전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 이원영 전 수원대교수  leewys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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