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총림(방장 원각 스님)은 17일 임회를 열어 성공 스님의 산문출송을 취소했다. 대신 중앙종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논란된 일광 스님을 산문출송했다.

해인총림 임회는 앞서 지난 1월 16일 2023년도 1차 임회에서 현응 주지와 성공 스님(해인사 비대위)을 산문출송했다. 

현응 스님의 산문출송은 교육원장을 역임하고 2번째 주지직을 수행 중인데다, 가발쓴 비구니와 속복 차림으로 모텔을 드나들었다는 점 등 직위와 내용 모두 충격을 줬다. 적광 스님이 음행(여직원에 대한 성폭력 논란)으로 산문출송된 바 있지만 주지가 같은 이유로 산문출송된 것은 처음이다.

성공 스님의 산문출송 이유는 ‘방장 관련 현수막 등을 게시했다’는 이유에서다. 해인사 비대위 공동대표로 총림 정상화를 위해 방장의 책임론을 거론한 '괘심죄'였다. 그런 성공 스님을 ‘음행’ 논란의 현직 주지와 함께 산문출송키로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당시에도 나왔다.

성공 스님은 이번 임회에 앞서 방장과 주지를 찾아 현수막을 내건 사정을 설명하고 참회했다.

성공 스님이 게시한 현수막을 불법으로 훼손한 해인사 응기 스님에 대해 창원지방검찰청 거창지청은 지난 7월 100만원의 벌금형에 처했다.

일광 스님 보궐선거 논란 "전임주지 세력이 자초한 셈"

일광 스님은 해인사 규정을 위반해 임의대로 종회 보궐선거에 출마했다는 이유로 산문출송됐다. 일광 스님은 후보자 등록 이후 문중 등의 거센 반발에 결국 지난 16일 후보사퇴서를 제출했다.

해인사는 현응 주지 때인 지난해 11월 7일 '해인사 중앙종회의원(직선) 추천에 관한 규정'을 제정했다.  이 규정에는 '중앙종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추천은 방장스님이 지명한 해인총림 3인의 중재와 조정에 따른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일광 스님은 이런 절차를 따르지 않고 출마했다며 임회는 산문출송 결의했다.

해인사 내부에서는 "규정 자체가 상위법인 조계종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자신들이 만든 규정에 자신들이 발목을 잡힌 꼴"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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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