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도 불교미술의 정수, 한국에 ‘첫 선’
남인도 불교미술의 정수, 한국에 ‘첫 선’
  • 이창윤 기자
  • 승인 2024.01.17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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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라와 사자, 그리고 석가모니의 탄생 이야기, 3~4세기, 인도 파니기리스투파사이트.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접하기 쉽지 않았던 남인도 불교미술의 정수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윤성용)은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관장 맥스 홀라인)과 함께 4월 14일까지 관내 기획전시실에서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서력 기원 전 2세기부터 기원 후 4세기까지 남인도 지역에서 조성된 불교미술품 97점을 선보인다. 이중에는 발굴된 뒤 한 번도 인도 밖으로 나간 적 없던 유물이 상당수 포함됐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22점, 뉴델리국립박물관 등 인도 12개 기관이 61점, 영국박물관 등 유럽 3개 기관과 개인이 14점을 각각 출품했다.

이번 특별전은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지난해 7월 17일부터 11월 13일까지 개최한 <나무와 뱀: 인도의 초기 불교미술(Tree & Serpent: Early Buddhist Art in India)> 전시회의 한국 전시이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전시회가 남인도 불교미술을 소개하는 학술적 성격의 전시였던 반면,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은 남인도 미술의 생명력에 초점을 맞춰 문화사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전시회다.

전시는 크게 ‘신비의 숲’과 ‘이야기의 숲’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회 출품작 중 절반에 가까운 45점은 스투파를 장식했던 부조다. 아쇼카 왕이 전한 진신사리를 모시기 위해 스투파를 세울 때 남인도인들은 석가모니의 이야기와 함께 그들의 삶 속에 뿌리내린 다양한 신들의 이야기도 함께 새겨서 장식했다.

‘신비의 숲’에서는 스투파의 수호신으로 장식된 남인도의 여러 신을 통해 풍요로운 자연환경 속에 뿌리내린 남인도 고유의 문화에 스며든 불교의 모습을 보여준다.

남인도인들은 숲속의 정령이 풍요를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나무와 대지에 깃든 약샤(남성형)와 약시(여성형)가 그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전을 쏟아내는 연꽃 모자를 쓴 약샤’ 등 여러 약샤(또는 약시) 상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악어 주둥이에 코끼리 코, 돌돌 말린 꼬리, 비늘로 덮인 몸통을 지닌 전설의 물 속 동물 마카라와 풍만한 몸매의 여인으로 표현된 풍요의 신 락슈미 상도 확인할 수 있다.



불타는 기둥을 향한 경배, 1세기, 인도 아마라바티고고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야기의 숲’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상징하는 다양한 상징물과 부처님의 생애를 새긴 스투파 장식을 소개한다.

전시실에는 스투파를 장식하던 거대한 석판이 숲을 이루며 늘어서 있다. 석판에는 다양한 석가모니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처음에는 석가모니의 삶 중 중요한 장면을 상징물로 묘사했지만, 남인도 특유의 상상력과 활력을 더해 당장이라도 화면 밖으로 뛰쳐나올 것 같은 서사를 펼쳐냈다.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성취한 석가모니를 상징하는 빈 좌대와 태양처럼 빛나는 가르침을 상징하는 수레바퀴, 바퀴 무늬가 새겨진 발자국 등이 초기 스투파 장식 조각에 자주 등장하는 석가모니에 대한 ‘이야기’이다. 반면 ‘토끼로 태어난 전생 이야기’, ‘염소로 태어난 전생 이야기’ 등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해 수많은 생을 되풀이하며 공덕을 쌓은 전생 이야기와 현생의 이야기는 한편의 서사를 이루며 스투파 본체와 울타리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야기의 숲’에서는 또 아쇼카 왕이 근본팔탑 중 일곱 개 탑을 허물어 사리를 꺼내 나눌 때 함께 넣었던 피프라와 스투파 출토 사리도 선보인다.

전시품 중에는 ‘사리함을 옮기는 코끼리’ 부조상이 있는데, 머리에 상자를 이고 싱긋 웃으며 신나게 걸어가는 모습이 아쇼카왕이 남인도에 불교를 전해질 때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하다.

전시는 3세기 전반 무렵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예배 대상으로서의 불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특별전 포스터.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마카라와 사자, 그리고 석가모니의 탄생 이야기, 3~4세기, 인도 파니기리스투파사이트.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접하기 쉽지 않았던 남인도 불교미술의 정수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윤성용)은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관장 맥스 홀라인)과 함께 4월 14일까지 관내 기획전시실에서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서력 기원 전 2세기부터 기원 후 4세기까지 남인도 지역에서 조성된 불교미술품 97점을 선보인다. 이중에는 발굴된 뒤 한 번도 인도 밖으로 나간 적 없던 유물이 상당수 포함됐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22점, 뉴델리국립박물관 등 인도 12개 기관이 61점, 영국박물관 등 유럽 3개 기관과 개인이 14점을 각각 출품했다.

이번 특별전은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지난해 7월 17일부터 11월 13일까지 개최한 <나무와 뱀: 인도의 초기 불교미술(Tree & Serpent: Early Buddhist Art in India)> 전시회의 한국 전시이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전시회가 남인도 불교미술을 소개하는 학술적 성격의 전시였던 반면,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은 남인도 미술의 생명력에 초점을 맞춰 문화사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전시회다.

전시는 크게 ‘신비의 숲’과 ‘이야기의 숲’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회 출품작 중 절반에 가까운 45점은 스투파를 장식했던 부조다. 아쇼카 왕이 전한 진신사리를 모시기 위해 스투파를 세울 때 남인도인들은 석가모니의 이야기와 함께 그들의 삶 속에 뿌리내린 다양한 신들의 이야기도 함께 새겨서 장식했다.

‘신비의 숲’에서는 스투파의 수호신으로 장식된 남인도의 여러 신을 통해 풍요로운 자연환경 속에 뿌리내린 남인도 고유의 문화에 스며든 불교의 모습을 보여준다.

남인도인들은 숲속의 정령이 풍요를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나무와 대지에 깃든 약샤(남성형)와 약시(여성형)가 그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전을 쏟아내는 연꽃 모자를 쓴 약샤’ 등 여러 약샤(또는 약시) 상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악어 주둥이에 코끼리 코, 돌돌 말린 꼬리, 비늘로 덮인 몸통을 지닌 전설의 물 속 동물 마카라와 풍만한 몸매의 여인으로 표현된 풍요의 신 락슈미 상도 확인할 수 있다.

불타는 기둥을 향한 경배, 1세기, 인도 아마라바티고고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불타는 기둥을 향한 경배, 1세기, 인도 아마라바티고고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야기의 숲’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상징하는 다양한 상징물과 부처님의 생애를 새긴 스투파 장식을 소개한다.

전시실에는 스투파를 장식하던 거대한 석판이 숲을 이루며 늘어서 있다. 석판에는 다양한 석가모니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처음에는 석가모니의 삶 중 중요한 장면을 상징물로 묘사했지만, 남인도 특유의 상상력과 활력을 더해 당장이라도 화면 밖으로 뛰쳐나올 것 같은 서사를 펼쳐냈다.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성취한 석가모니를 상징하는 빈 좌대와 태양처럼 빛나는 가르침을 상징하는 수레바퀴, 바퀴 무늬가 새겨진 발자국 등이 초기 스투파 장식 조각에 자주 등장하는 석가모니에 대한 ‘이야기’이다. 반면 ‘토끼로 태어난 전생 이야기’, ‘염소로 태어난 전생 이야기’ 등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해 수많은 생을 되풀이하며 공덕을 쌓은 전생 이야기와 현생의 이야기는 한편의 서사를 이루며 스투파 본체와 울타리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야기의 숲’에서는 또 아쇼카 왕이 근본팔탑 중 일곱 개 탑을 허물어 사리를 꺼내 나눌 때 함께 넣었던 피프라와 스투파 출토 사리도 선보인다.

전시품 중에는 ‘사리함을 옮기는 코끼리’ 부조상이 있는데, 머리에 상자를 이고 싱긋 웃으며 신나게 걸어가는 모습이 아쇼카왕이 남인도에 불교를 전해질 때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하다.

전시는 3세기 전반 무렵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예배 대상으로서의 불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특별전 포스터.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특별전 포스터.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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